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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지하철역에서 학교 아이들을 볼 때가 가끔 있다. 멀리서 나를 알아보고 도망칠 때는 그 아이들의 복장에 문제가 있을 경우다. 교내에서는 교복 치마의 길이가 정상적이었는데, 교문을 나서면 희한하게 짧아지는 것은 때론 우습기도 하면서 염려스럽기도 하다. 작년 봄까지만 해도 출퇴근길에 교복 치마가 너무 짧은 아이를 보면 다른 학교 아이라도 치마가 왜 그리 짧으냐고 한 소리를 했다. 그러나 요즘은 그냥 지나치는데, 단순히 나무라기에는 무언가 생각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지도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교칙은 두발과 복장과 관련된 것이다. 우리 학교의 교복 치마는 허리둘레 68호 기준, 치마 길이 60㎝ 이상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규정대로 하자면 무릎이 다 덮여야 하지만, 아이들은 무릎선이 보이는 정도로 입는다. 가끔씩 치마가 무릎 위 10㎝ 이상 올라갈 정도로 짧게 입은 아이도 있다. 또 귀고리와 목걸이 등 장식품 착용과 파마나 염색, 화장도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치마 길이와 마찬가지로 통제하기 까다롭다. 등교시간에 교문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복장인데,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는 벌점을 부과하고 시정하도록 지도한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에는 학생은 두발과 복장 등 용모에 있어 자신의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가진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서울 아이들은 대구보다는 자유로워 보인다. 서울의 영향을 받은 대구도 학교마다 교칙 개정을 할 것인지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협의해야 할 것 같다. 소녀시대 등 걸그룹의 초미니 치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아이들이 보기에 교복 치마가 촌스러워 보이리라 짐작되기는 한다. 그렇다고 규제를 없앤다면 수업 도중에도 아이들의 속바지가 눈에 띄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아이들의 심리를 알고, 학부모에게 교복 치마를 짧은 것과 긴 것 두 벌을 사라고 권하는 판매원들과 교복을 유행에 맞게 살짝 변형시켜 파는 업체들, 시청률에 민감한 방송매체들 모두 아이들이 유행을 좇도록 부채질하는 것 같다. 그래서 교복에 대한 이미지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 같다. 하지만 교복에는 순수한 아름다움이 있어야 하고, 학생은 학생다운 것이 좋다는 관점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김상윤 <경덕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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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교칙과 멋내기](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04/20120417.01022071425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