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수영과 스피치

  • 입력 2012-04-19  |  수정 2012-04-19 07:48  |  발행일 2012-04-19 제25면

우리는 어떤 조직에 속해 있든지 ‘공과 사를 구분하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이렇듯 스피치도 사적 스피치와 공적 스피치로 구분할 수가 있다. 사적 스피치로는 몇 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이야기하는 수다를 들 수 있겠고, 공적 스피치로는 많은 청중이 자리한 곳에서 발표자로 나서 스피치를 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사적 스피치는 동네 수영장처럼 물이 허리까지만 차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하는 스피치이며, 공적 스피치는 깊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풍랑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하는 스피치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적 스피치는 누구나 훈련 없이도 가능하다. 반면에 공적 스피치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야 하며, 환경에 적응할 훈련이 필요하고, 높은 파도를 헤쳐나가는 기술도 배워야 한다. 예를 들자면 한 세일즈맨은 고객과의 1대 1 상담은 잘 되는데, 자기가 영업한 것을 발표하라고 하면 스피치 울렁증을 느낀다고 한다. 이런 것이 사적 스피치와 공적 스피치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말을 안 듣고 날뛰는 야생마라고 해도 유능한 조련사의 손을 거치면 명마로 다시 태어나듯이 스피치도 꾸준한 반복훈련과 스피치 스킬을 교육받으면 명연설자가 될 수 있다. 어떻게 훈련을 받느냐에 따라 무대에서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바다수영에 대해서는 겁을 내듯이 공적 스피치를 잘하려면 그만큼의 준비와 함께 뛰어난 조련사를 만나야 한다. 공적 스피치는 체계적인 훈련과 끈기가 필요한 것이다. 공적 스피치는 상대방을 철저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대방에 맞는 공적 스피치를 구사함으로써 설득력을 확보해야 하며, 듣는 사람들의 신분과 성별에 맞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사적 스피치가 공적 스피치의 기본이 되고, 뿌리가 된다. 평소에 품위있고 유머러스한 사적 스피치를 훈련하여 습관이 되도록 함으로써 공적 스피치를 강하고 정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원칙을 명심해야 한다.
이병욱 <시인·대구스피치평생교육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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