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전원생활

  • 입력 2012-05-07  |  수정 2012-05-07 07:25  |  발행일 2012-05-07 제23면

고향이란 단어를 접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유년기의 아련한 향수와 어머니를 떠올리게 된다.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시어(詩語)와 노랫말에도 고향과 어머니란 단어가 포함돼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봄철이면 아지랑이가 아물거리는 산천을 뛰어다니며 토끼몰이를 하고, 여름철이면 낮에 냇가에서 송사리를 잡으며 멱을 감다가 어두워지면 모기를 쫓기 위해 피워놓은 모닥불에 옥수수와 감자를 구워 먹던 기억이 그대로 남아 있다. 또 가을철이면 감이 발갛게 익은 감나무 가지 사이로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밥짓는 연기가 안개처럼 퍼져나가는 풍경과 겨울철에 꽁꽁 언손을 호호 불며 얼음지치기를 하던 추억이 눈만 슬쩍 감아도 한 편의 영화처럼 아련하게 떠오른다.

이러한 그리움이 있어서인지, 요즘 번잡하고 무미건조한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의 꿈을 실천에 옮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원주택이라면 도시에서 성공한 사람이 물좋고 전망좋은 양지바른 곳에 지어놓은 별장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통례였다. 그러나 요즘은 전원생활이 귀농형과 귀촌형으로 구분돼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직업으로 농업을 선택한 경우가 귀농에 해당하며, 나머지 경우는 귀촌이라고 보면 된다.

어떤 경우이든 더욱 활기차고 재미있는 전원생활을 영위하려면 몇명이라도 가까운 이웃과 동행할 것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마을 주민과의 융화다. 도시에서 잘 나가던 사람도 농촌에서는 외지인일 뿐이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서야지 주민들이 마음을 열어 줄 것이다. 견뎌내야 할 일도 있다. 논밭에 뿌려진 퇴비냄새도 참아야 한다. 농작물에는 퇴비가 자양분이다. 퇴비 덕분에 우리 식탁에 청정한 유기농 식품이 올라올 수 있고, 더불어 건강하고 활기찬 삶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은 제대로 된 상수원이 있는지 여부다.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농지를 살 수 있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2003년 개정된 법규에 따르면 비(非)농업인도 주말농장 또는 체험농장 목적으로 1천㎡(300평)의 농지를 취득할 수 있다. 상세한 정보는 해당 시·군의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농가주택 및 농지 구입비 등을 낮은 이율로 빌릴 수도 있다. 이처럼 전원생활을 구상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활력소가 솟구치며 웰빙에 한 걸음 다가선 듯하다.

장팔수 <우주기수맥파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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