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랑과 신뢰로 위기 돌파

  • 입력   |  수정 2012-05-08  |  발행일 2012-05-08 제면
[기고] 사랑과 신뢰로 위기 돌파

가족이 겪고 있는 변화 중 가장 뚜렷한 변화는 이혼으로 인한 가족 해체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반적인 사회규범과 가치관 변화가 가져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가족해체 이유는 다양하지만 성격 차이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경제위기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경제위기가 가족해체의 또 다른 결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경제위기 때 가족해체 현상을 많이 볼 수 있다. 일자리를 잃은 가장, 친인척의 빚보증으로 연대책임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파산한 사람들, 그로 인한 가족간 불화 및 갈등이 정서적 유대감을 와해시키고 가족갈등이 누적되면서 가족해체를 가속화시킨다.

그러나 경제위기와 가족해체 현상의 인과관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족간 불화 및 갈등의 원인은 경제위기 그 자체이기보다 평상시 가족간의 결집력 약화와 소통 부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위기속에서도 다수 가족은 더욱 결집하여 대처방안을 찾고 지혜롭게 극복하기 때문이다.

가족은 주어진 범위내에서 방안을 세운다. 대처능력과 방안은 가족 가치관,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 가족의 결집력 등 가족체계에 따라 다르다. 평소 소통이 원만하고 이해와 사랑으로 결집된 가족은 경제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대처방안이나 능력이 제한적인 가족은 위기가 닥칠 경우 심각한 불화를 겪게 된다.

물론 경제위기를 가족 내부의 노력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개별 가족의 노력뿐 아니라 가족복지 차원의 정책적 지원도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책적 지원만으로 가족해체를 방지하는 것 또한 한계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가족주의 가치관이 바로 정립되어야 한다. 가족은 남성 또는 여성 어느 일방의 책임과 희생만 강요되어서도 안 되고, 가족공존을 위해 구성원 간의 이해와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보편화된 핵가족사회에서 가족해체 여부는 부부의 결혼응집력에 의해 좌우되는 부분이 크다. 부부간 응집력이 강하면 위기상황에 더 강해질 수 있으나 평상시 결혼생활에 대한 신뢰가 낮고 갈등 양상이 있다면 가족이 해체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경제위기로 가족이 해체된다면 그 가족은 이미 경제위기 전에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결국 가족 간 사랑과 신뢰와 이해가 가족위기의 돌파구인 것이다.

최근 젊은 연령층 사이에 결혼과 가족에 대한 패러다임이 많이 바뀌고 있어 표면적으로 가족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우리 삶을 들여다보면 앞으로도 경쟁적 사회에서 외로움,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신뢰와 소통이 기반된 건강한 가족의 중요성은 여전히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정영숙 <대구대 가정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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