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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을 잘 시키는 대학에는 지원금이 많이 나오고, 학생이 많이 몰릴 것이다. 또 학교의 명성도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학생들을 취직시킨다. 취직을 잘 시키는 교수가 역량있는 교수의 첫째고, 입학을 잘 시키는 교수가 둘째다. 외국유학을 갔다왔거나, 서울의 유명대학 출신 교수는 그 다음이다. 이 세 가지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은 강의하기가 쉽지 않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국가의 정책이 학생을 위하는 것이라는데 따라야 한다. 그런데 그만큼 직장이 많이 있는지 의문이다. 어떤 식으로 취직시켜야 하는지 감도 오지 않는다.
교육부 정책을 보면 양치기 소년이 양떼를 모는 것 같다. 소년은 지리에 밝지도 않은 것 같은데, 주변 사람의 충고를 듣지 않고 마치 다 아는 것처럼 양떼를 몬다. 행여 실수라도 해서 한두 마리가 죽어도 모든 일에는 실수가 있는 법이라고 스스로 자위한다. 별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일단 해보고 안되면 고친단다. 그런데 그 과정에 정권이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롭다.
양떼는 이리 몰면 이리 움직이고, 저리 몰면 저리 움직인다. 머리가 좋은 양 같은데, 양치기를 두려워한다. 생각하기 귀찮아서인가, 아니면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뜻인지 모르겠다.
그림을 그리는 학생을 취업통계에 포함시키면 미대를 다니지 말라는 것과 같다. 그건 미대를 선택한 학생의 몫이다. 애초에 취직이 목표였으면 미대에 들어오면 안되는 것이다. 왜 국가가 나서서 미대를 상대로 만들려고 하는가. 취직률 때문에 학과의 성격이 바뀌고, 교수가 자괴감에 빠지는 이런 사태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대학을 운영하는 입장이라면 교육부에 미대 출신 전용회사를 만들어줄 것을 요구하든지, 아니면 학교가 기업을 만들어 취직을 시키든지 해야 할 것 같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에 지지 않게끔 학생을 가르치는 것을 연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학생 모집을 위해 홍보를 하고 취직을 위해 또 홍보를 하는 교수를 보면 맞벌이하는 집과 흡사하다. 아이만 있고, 부모는 바빠서 없다. 학생은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늘 혼자다. 혼자 사회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강하게 키우려는 속셈인가.
지나간 개그콘서트에서 한 개그맨이 던진 말이 생각난다. “집이고 학교고 다 바쁘면, 소는 누가 키우나? 소는!” 우리 아이들은 소가 아니다. 소만큼이라도 신경을 써야 한다.
류재민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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