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과정을 즐기면서 꿈꾸는 행복

  • 입력 2012-06-27  |  수정 2012-06-27 07:26  |  발행일 2012-06-27 제22면
[문화산책] 과정을 즐기면서 꿈꾸는 행복

어릴적 꿈을 물어보면 막연하게 세계일주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있는 다른 곳 사람들의 생활이 몹시 궁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꿈을 실현하고 있는 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합니다.

어린 시절 세계일주가 꿈이었고, 영어를 좋아했던 한 할머니는 여느 가정과 마찬가지로 자제를 모두 키우고 난 뒤 50세가 다 되어 필리핀에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캐나다 토론토의 영어프로그램에도 참가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노인대학에서 영어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할머니 선생님이라 발음이 이상하지 않을까, 수업이 지루하지 않을까 잠시 걱정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친교와 여가를 위한 영어수업이기에 할머니의 현장경험과 더불어 유창한 영어실력은 젊은 사람도 주눅들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글로벌시대, 누구보다 자신있고 당당하게 도전장을 던졌던 그 할머니는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우리 대학 관광영어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20∼30대 젊은이와 함께 수업을 듣는 그분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면서 또 다른 세계여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 할머니의 말씀이 공부에 대한 열정을 짐작하게 합니다.

“즐기는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기억력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상 일은 잘하는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고 합니다. 철저히 즐기는 사람으로 자신있게 공부하고 싶습니다.”

하버드대 신입생 가운데 한국 학생의 비율이 높다는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대단한 학업열기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낙제하는 학생 가운데 한국 학생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잘 알지 못합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이 공부는 다른 나라 아이들보다 훨씬 더 잘하지만, 공부에 대한 흥미·동기·자신감 등은 최하위 수준이라고 합니다. 스스로 재미있어 즐기면서 공부했다면 그렇지 않았겠지요.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는 것보다는 정상에 오르기까지 한 걸음 한 걸음 과정을 즐기면서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그 순간이 우리가 경험하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되지 않을까요.

조맹숙 <영진사이버대 사회복지계열 교수·입시지원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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