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도시에 공원이 왜 필요한가

  • 입력 2012-07-05  |  수정 2012-07-05 07:23  |  발행일 2012-07-05 제18면
[문화산책] 도시에 공원이 왜 필요한가

인간은 왜 바다로, 산으로 가는 일에 시간을 소비할까? 왜 요양원은 모두 산골짜기에 있는 것일까? 중세 유럽의 수도원이나 동양의 사찰은 왜 풍광이 좋은 숲속에 있을까? 숲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왜 다들 가족처럼 건강하고 평안한 웃음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인간은 왜 하루종일 집안에 있으면 답답해하고, 밖으로 나가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가? 전국적으로 광풍처럼 나타난 자연속에서의 걷기와 도시농업, 귀농 열풍 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푸르름을 갈구하고, 훨씬 더 넓은 곳으로 가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대개의 사람들이 광막한 대지를 동경하는 것은 태고로 거슬러 올라가 우리가 살았던 원시림에 대한 향수를 가슴에 품고 있기 때문일는지 모른다.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 루소는 문명으로 더러워진 사람과 사회를 구하기 위해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주창했다.

숲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동양의 가치관을 잘 표현하는 것은 바로 ‘쉼’을 나타내는 ‘휴(休)’란 글자다. 이 글자는 인간이 나무에 기대어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오늘날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인간과 자연이 가깝게 지내던 그 옛날에 인간이 나무에 몸을 기대어 있는 모습을 보고 ‘편안하게 쉬고 있다’는 의미를 떠올렸던 모양이다.

지금은 대다수의 사람이 도시생활을 하고 있지만, 원래 인간은 아주 오랜 시간 숲에서 나고 생활했다. 인간이 숲을 떠나 지금과 같이 도시생활을 시작한 것은 1760년 산업혁명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240년이 조금 넘는 셈이다. 강산이 변해도 수십 번이나 더 변했을 긴 세월이지만, 인류가 진화해온 역사를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인류가 지구에 출현한 것이 약 700만년 전이니까 240년이란 세월은 찰나에 불과하다.

종전에는 도시민들이 짧은 시간에 시골이나 교외로 나갈 수 있었지만, 해가 갈수록 교통혼잡과 도시의 팽창현상 때문에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접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휴식장소와 전원적인 환경을 도시민의 주택 근처에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게 됐다. 그것이 바로 공원이다. 공원은 결국 자연을 동경하는 인간의 본능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필요하다. 도시생활에서 공원은 현대생활의 긴장 속에서 위안과 안전을 공급하는 안전판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서 그 의미하는 바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이제화 <코리아 랜드스케이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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