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 입력 2012-07-10  |  수정 2012-07-10 07:23  |  발행일 2012-07-10 제22면

“셰프(Chef)라는 직업을 선택한 특별한 동기가 있습니까?” 잡지사나 신문사와 인터뷰를 할 때 흔히 받는 질문이다. 누구나 성장과정에서 자신의 꿈이 계속 바뀌는 것처럼, 필자 역시 어릴 때부터 요리사가 될 꿈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생때까지 학교 방송반 활동을 줄곧 하였던 터라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음악에 심취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듣게 된 이탈리아 국민가수 에로스 라마조티의 칸초네(Canzone) 선율에 진한 감동을 느끼면서 이탈리아라는 나라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게 되었다. 그 뒤 대학의 서양어문학부로 진학하여 당시 영문학 전공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분위기 속에서 전체 학부생 중 유일하게 이탈리아어를 1지망으로 지원함으로써 엉뚱한 학생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하였다.

필자의 대학시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특별한 관심사는 바로 사진이었다. 대학의 사진동아리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강원도에서 땅끝마을까지 전국 방방곡곡으로 출사여행을 다니기도 하였다.

이처럼 음악, 이탈리아, 사진에 대한 열정은 마침내 이탈리아 유학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이어 교환학생으로 이탈리아 국립대에 언어연수를 떠나면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학생들은 저마다의 목표의식이 뚜렷했다. 비록 힘든 유학생활이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의 모습은 큰 자극이 되었다. 낯선 이 곳에서 후회 없이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바(Bar)의 명품 초콜릿과 피제리아(Pizzeria)의 맛있는 치즈피자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은 드디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인 요리공부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서점에는 각계각층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소재로 한 책이 넘쳐난다. 책 속에는 성공한 이들의 인생 전환점이 뭔가 대단하고 거창한 듯 보인다. 하지만 실제 인생에서의 터닝포인트는 일상 속에서 순간마다 반복되지만, 우리가 그 사실을 모르고 지나칠 뿐이다. 은연 중에 자신의 머릿속에 굳어버린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넓은 세상을 보면서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매진한다면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늘 자신의 곁에 있는 것이 아닐까.

박소진<이탈리아 레스토랑 빠빠베로 대표 겸 총괄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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