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시의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구던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면 배우들은 뮤지컬 연습실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오는 9월13~14일 군위 인각사 일연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창작뮤지컬 ‘도화녀와 비형랑’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번 작품은 대구·경북지역에서 매우 뜻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일연선사가 삼국유사를 집필한 곳으로 잘 알려진 인각사에서 삼국유사를 주제로 뮤지컬 공연이 열리기 때문이다.
특히 인각사의 주지인 도권 스님이 삼국유사에 수록된 에피소드 144개 중에서 한편을 선별해 직접 대본을 썼다. 필자가 음악을 담당해 한국적 정서와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32곡을 만들었다. 인각사는 매년 한편씩 삼국유사의 에피소드를 골라 뮤지컬을 만들 계획인데, 올해로 네번째 작품이 탄생한다.
이번 작품에 캐스팅된 배우들의 이력은 흥미롭다. 전체 열다섯명 중 성악 전공자는 네명이다. 그리고 현대무용가와 연극·실용음악·뮤지컬 전공자 등이 가세했다. 이렇듯 다양한 전공을 배경으로 한 배우와 함께 각자의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유명인까지 모였다. 각자 개성이 강한 탓에 초창기에는 ‘연습이 제대로 될까’란 걱정을 했는데, 연습실 분위기는 신기할 정도로 아주 조화롭기까지 하다.
배우들이 이 작품에 쏟는 열정도 대단하다. 대사와 줄거리, 그리고 노래가 입술에 익을 때까지 수없이 대본을 읽는 것은 물론, 안무가의 지도로 다리가 풀릴 때까지 춤을 추면서 연습한다. 대본에 따라 동선을 익히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는 등 지대한 노력과 열정으로 창작뮤지컬이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배우들 이외에도 많은 스텝들이 좋은 작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많은 노력과 열정을 필요로 한다.
늘 그렇지만 창작의 이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산고가 있다. 새로운 뮤지컬이 무대에 오르고, 관객들로부터 공감과 갈채를 받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열악한 조건과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새로운 작품을 위해 열정으로 도전하는 뮤지컬 배우들이 있는 것이다. 이 시간에도 창작을 위해 쉼없이 도전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문화예술계의 모든 이에게 박수를 보낸다.
진우 <가수·연출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