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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변화를 외치며 늘 새로운 것만 추구할 때 오직 기본을 지켜 혁신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한 기업의 PR광고가 있었다. 이 광고의 슬로건은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이의 공감을 얻으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처럼 눈앞의 변화보다 때로는 지극히 보수적이라 할지라도 기본에 충실하는 사회 분위기는 지구 반대편의 이탈리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이다.
2001년 필자가 처음 접한 이탈리아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녹아 있는 그들만의 고유문화를 현재까지 고집스럽게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음식문화가 오늘날 한층 더 높이 평가되고 있는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탈리아 요리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점은 기본에 충실함이다. 필자가 유학했던 피렌체의 요리학교 역시 이탈리아 요리를 배우려는 학생에게 스킬이나 테크닉보다는 기본을 먼저 강조했다. 모든 강의는 이탈리아어로 진행됐다. 우선 말을 알아야 그 나라의 문화가 보이고, 요리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기본방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스파게티나 피자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설렘을 안고 입학한 필자는 처음 두어달은 정작 칼 한 번 잡아보질 못했다. 먼저 이탈리아 음식에 쓰이는 주요 식재료를 익히고, 전통적인 이탈리아 음식의 유래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기후나 지리적 여건에 따라 특색 있는 지방식이나 향토식, 명절음식에 대한 이론수업이 계속됐다.
이탈리아 음식은 신선한 재료에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을 최소한의 양념과 전통 방식의 단순한 조리법으로 만들어진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하모니처럼 서로가 무엇 하나 튀는 것 없이 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것이 큰 특징이다.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넘쳐나는 요즘 최상의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 레몬, 각종 허브 등 천연재료를 기본으로 하는 이탈리아 음식은 지중해풍의 건강한 식단으로 지정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국 음식의 세계화가 가장 성공적으로 이뤄진 나라’란 타이틀은 기본을 바탕으로 전통을 지켜온 그들의 고집스러움이 이뤄낸 성과가 분명하다.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오직 기본에 충실한 자세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더해 혁신의 지름길로 인도할 것이란 교훈을 한번 되새겨볼 만한 대목이다.
박소진 <이탈리아 레스토랑 빠빠베로 대표 겸 총괄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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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혁신의 중심엔 오직 기본이…](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07/20120717.01022072437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