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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빈곤에서 탈출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들은 돈을 벌면 벌수록 그만큼 더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난에서 벗어나는 돈은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지만 돈이 계속해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누군가는 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맞는 말이다. 돈은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때로는 사람을 고통에 빠져들게도 한다. 이런 돈은 문인화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돈을 잘 살펴보면 곳곳에 문인화가 사용되고 있다.
특히 오만원권에서 눈에 많이 띈다. 앞면에는 신사임당의 초상화와 함께 그가 그린 ‘묵포도도’와 ‘조충도수병’이 들어가있다. 신사임당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화가이며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묵포도도’는 명도만으로 탐스러운 포도송이가 잘 표현되어 있으며 넝쿨이 세밀하고 인상적이다. ‘조충도’도 단순한 주제와 간결한 구도, 섬세하고 여성적인 표현이 잘 나타나있다는 평이다.
이만이 아니다. 뒷면에는 어몽룡의 ‘월매도’와 이정의 ‘풍죽도’가 있다.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문인화인 ‘월매도’는 구도가 특이하다. 밑둥을 생략한 고목의 굵고 곧은 줄기는 오랜 풍상을 겪으면서도 기백을 잃지않고 힘차게 뻗어있다. 잔가지도 기운차게 뻗어 올라 듬성듬성 피어난 매화 봉오리와 어우러져 고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선조들의 강인한 기개를 느낄 수 있다. ‘풍죽도’ 역시 역동적인 대나무의 기개가 느껴진다.
이처럼 오만원권을 잘 살펴보면 신사임당과 동시대에 살았던 문인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당시의 문화와 문화예술인로서의 신사임당의 모습을 새롭게 만날 수 있다.
돈이 인간 생활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이에 대한 과도한 욕심이 불행을 낳는다. 하지만 돈에 실린 이처럼 위대한 인물들과 우리의 우수한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그림들은 재물에 대한 인간의 욕심을 한꺼풀 내려놓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작품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고 한다. 이는 마음에 쌓인 우울, 불안 등을 사라지게 하고 불순하고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견물생심이란 말이 있다. 물건을 보고 갖고 싶어지는 게 보통 인간의 마음이다. 돈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이같은 마음을 다스려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미란 <대구문인화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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