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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에 있는 중견화가의 작업실에서 매달 한 번씩 열리는 모임이 있다. 가끔 게스트로 참석하는 필자를 포함해 참석자가 모두 시인·화가·서예가 등 전문 예술인이다. 모임이라고 하지만, 특별한 목적이나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참석자들은 취향에 따라 술을 마시기도 하고, 한 모퉁이에서 바둑을 두기도 한다. 그러다가 밤이 깊어지면 화첩을 펼쳐놓고 화가가 먼저 바탕을 칠해 놓는다. 그러면 서예가는 화첩 표지에 글을 쓰고, 시인은 붓을 들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시를 쓰거나 좋은 글을 옮겨 놓기도 한다.
밤이 지나고 새벽이 밝아오면 참석자들도 돌아갈 준비를 한다. 밤새도록 잘 놀았다며 허허로운 웃음을 지으며 집으로 향한다. 그날의 모임을 계기로 화가는 시인의 모습에서 소재를 얻어 그림을 그리고, 시인은 그림을 보면서 시를 쓰고, 술을 한 잔 마신 서예가는 붓으로 글을 써서 화첩을 완성한다. 이들은 그렇게 모아둔 여러 개의 화첩을 얼마 전에 전시하기도 했다.
시는 여러가지 형태로 표현된다. 극으로 표현한 시극, 감정을 실어 읽어가는 시낭송, 멜로디를 붙인 시노래, 그림 속에 시를 넣은 시화, 온 몸으로 표현하는 행위예술 퍼포먼스 등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필자의 일은 누군가 만들어 놓은 시를 가지고 작곡하고, 그 곡을 직접 노래하는 시노래 가수다. 한 편의 시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를 수백, 수천번 반복해 읽는다. 작곡할 시를 읽고 이해하기를 반복하고, 그렇게 멜로디가 만들어지면 노래를 불러본 뒤 다시 다듬고 한다. 시노래 한 편이 완성 된 뒤에 다른 곡을 쓰려면 앞의 시노래 멜로디가 남아 잔재를 지우는 일도 고역이다. 이를 위해 술을 마시기도 한다. 필자가 그러하듯 수많은 작가는 힘들게 산고를 감수하며 독특한 자신의 방법으로 작품을 만들 것이다.
오늘도 무더위 속에서 열심히 작품활동을 하는 수많은 이 땅의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며 더욱 더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길 기원해 본다.
진우 <가수·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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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예술가들에게 박수를](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08/20120810.01017073059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