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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한반도는 달갑지 않은 태풍 ‘볼라벤’과 태풍 ‘덴빈’이라는 손님을 맞이했다. 이를 전후하여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발언, 그리고 주한 일본대사의 본국 소환과 일본 총리의 과거사 발언 철회(?) 등으로 한·일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켜본 일본의 행태는 과거나 지금이나 괘씸하기 짝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일본인들은 한반도가 일본을 향하여 뻗은 팔뚝이라고 생각하지만, 필자는 일본열도야말로 한반도가 바다로 향해 나아가는 것을 막는 장막이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러니 전 지구를 탐험하던 서양의 많은 선박이 대부분 일본열도로 흘러 들어가고, 한반도에는 잘 오지 못했던 것이다. 서양 선박의 한반도행이 없지는 않았다. 효종 때 제주도에 표류한 하멜 일행이 있었다. 하멜은 히딩크와 같은 네덜란드 사람이다. 그들은 태풍을 만나 배가 난파되고, 승무원 64명 중 36명이 살아남았다. 1653년 8월의 일이었다.
조선은 하멜 일행을 감금하고, 물건을 빼앗기에 바빴다.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던 1천t급 범선, 나침반, 항해지도, 대포 등 수많은 서양의 신기(新機)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 하지 않았다. 또 그들은 왜 목숨을 걸고 바다를 항해하는지, 어디서 왔는지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만약 그런 쪽에 눈을 떴더라면 급기야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멜을 통해 조선이 바다를 중시하는 사고의 전환을 이루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 대목이다.
조선은 바다를 중심으로 이뤄진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대변화를 읽지 못하였다. 하멜로부터 조만간 지구상에 무기와 바다를 매개로 한 제국주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것을 배우지 못한 것이다. 반면 일본은 하멜이 조선에 표류한 때와 비슷한 시기에 난학(蘭學·네덜란드에서 전래된 지식을 연구한 학문)을 익히기 시작, 그로부터 200년 뒤 메이지유신을 통해 근대화를 이룩하였다.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바다를 알았고, 무역을 시작하면서 상사(商社)의 운영기술을 익혔다.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일 토양을 미리 갖추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지금부터라도 바다를 보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해양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김대봉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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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바다를 보는 생각](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09/20120904.01022072014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