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버림받는 반려동물

  • 입력 2012-09-11  |  수정 2012-09-11 07:16  |  발행일 2012-09-11 제22면

얼마 전, 마을 뒷산에 올랐다가 토끼 한 마리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대도시의 야산에서 만난 토끼라 상당히 반가웠다. 그 토끼는 주변 사람을 전혀 경계하지 않았다. 사람을 보고 도망가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친구들과 카톡으로 공유했다. 그런데 아마 누가 버린 것 같다는 카톡 답글을 보고, 나는 생각의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 지난 7월에는 인천의 ‘캣맘’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준다는 이유로 이웃집 사람이 먹이를 주는 여인을 폭행한 사건이다. 또 인터넷 사이트에서 버려지는 반려동물의 이야기를 접하고는 상심이 더 커졌다.

그 이야기는 ‘한쪽 귀 괴사와 피부질환, 탈모의 토끼…. 공원이나 야산에서 자주 발견된다. 원래 풀을 먹고 사는 동물이니 야산에서 잘 살겠지… 생각하고 버린다. 순하고 얌전한 동물이니 누군가 잘 키워주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에…. 자기는 토끼를 적합한 곳에 뒀다고 위안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생각일 뿐이다. 혼자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버린 건지, 누군가 잘 키워주겠지 하고 버린 건지…. 나는 결국 안락사를 시켰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사이트에 이런 글도 올라온다. ‘우리 쌩둥이를 일주일 만에 찾았습니다. 각 지구대, 동물병원, 주민센터, 학교 앞, 전봇대에 전단을 붙였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동네분이 아주 깨끗하게 보호했다가 돌려주신 것 같습니다.’ 잃어버린 반려자를 찾기 위하여 주인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눈으로 보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휴가철의 동물유기가 어느 계절보다 많다고 한다. 외국의 사례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버려진 많은 반려동물이 새 주인을 만나기도 하지만, 유기동물보호소에 일정기간 머물다가 결국엔 안락사를 당하기도 한다. 지난 10여년 동안 버려진 개와 고양이가 500만마리가 넘는다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발표는 반려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실상을 드러내 준다.

동물학대는 범죄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반려동물을 기르려면 그를 맞이할 환경적 준비와 마음의 각오, 적정한 경제적 부담을 짊어질 여유, 가족의 합의, 끝까지 보살피고 책임지겠다는 결심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요즘 한류의 세계화를 경험하고 있다. 한류가 전 세계에 퍼져나가는 시대의 흐름과 병행하여 우리의 문화도 모범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대봉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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