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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은 고전에 대해 ‘누구나 읽어두었더라면 좋았을 거라 여기면서도 막상 읽지는 않는 책’이라고 정의하였다. 고전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자세를 잘 묘사한 글인데, 왠지 뜨끔하다. 한때의 유행처럼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라 뭇 독자들의 열광을 사다가도 곧 잊어지거나 버림받는 책에 비해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가치를 상실하는 일 없이 계속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을 우리는 고전이라 부른다. 이들 책은 아시아인이 읽어도, 유럽인이 읽어도 보편적인 호소력을 지닌다.
가끔 아는 집에 놀러가 보면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호화로워 보이는 양장본으로 간행된 동서양의 고전이 빽빽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가정의 구성원들이 과연 이 책들을 읽을까. 대부분의 경우 책들이 잘 진열돼 있으나, 먼지가 쌓여 있다. 한 번 꽂아둔 뒤 오랫동안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실로 읽으려는 의도이기보다는 남에게 보이기 위함이거나, 읽기가 힘들어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동양의 고전은 즉각적인 흥미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읽기가 더 힘들다. ‘저자는 책의 반쪽만 쓰고, 나머지 반은 독자가 쓴다’는 금언은 책읽기가 그만큼 힘들고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행위임을 잘 드러낸다.
미국의 교육철학자인 로버트 허친스는 고전에는 시공을 초월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봤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고전읽기 프로그램을 통해 책 속에서 자신의 이상적인 위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에서 가치를 찾고, 스스로 발견한 가치를 추구하기 위하여 꿈을 가지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인도하였다. 그 결과 자신이 총장으로 있던 시카고대를 지금까지 노벨상 수상자 85명을 배출한 세계의 일류 명문대로 바꿔 놓았다.
이는 단순한 책읽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 속의 의미를 찾고 가치를 찾는 창조적인 읽기를 통하여 이룬 결실이다. 이처럼 고전에는 개인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숨겨져 있다. 마크 트웨인은 “좋은 책이 있어도 읽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나의 책꽂이에도 읽지 않은 양서가 적지 않다. 운동을 통해 육체적 건강을 챙기듯, 고전 읽기를 통하여 나의 정신적 이정표를 찾아볼까 한다.
허성길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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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고전을 말하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10/20121005.01018072507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