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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경찰로 근무하는 후배 한 명을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후배가 잠복근무를 하던 중에 일어났던 이야기 하나를 들려줬다. 그가 경찰 초임시절 범인을 잡기 위해 승용차 안에서 잠복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범인을 보고 쫓아가는 추격전이 전개되었다. 그런데 범인을 따라가던 중 갑자기 자신의 헌 운동화 한 짝이 벗겨지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는 내용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필자는 범죄자를 체포하거나 수색할 때 경찰관들이 신는 신발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군인에게 총과 총알을 각자의 돈으로 구입해 병역의무를 이행하라고 하면 말이 되지 않을 것이다. 군인의 군화나 소방관의 소방화가 공무원의 업무수행상 필수불가결한 장비인 것처럼, 경찰관의 신발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과연 경찰관에게 정부가 신발을 사준다고 하면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돈만 많으면 누구의 신발인들 못 사주랴. 예산이 문제다.
2013년도 정부 예산안 의결과 차기 대통령 선거가 12월에 있을 예정인 가운데, 대선공약을 살펴보면 전면적인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 복지정책 확대가 눈에 띈다. 그런데 전면적 복지혜택을 주겠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도대체 이 세상에 100%라는 것이 어디 있냐고 묻고 싶다.
잘난 집에 태어나 학교공부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고, 변칙상속이나 증여로 10세 정도만 되면 수백억원의 자산 보유자가 되며, 적당한 나이에 미국에 가서 영어를 배워오고,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아 재벌 회장이 되고, 재벌 회장으로서 수억원의 횡령을 하여도 국민경제를 위하여 선처를 받을 수 있는 그런 부류의 자녀들에게까지 무조건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을 해야 한다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부자에게 돌아가는 무상혜택은 복지혜택을 받아야 할 진짜 서민계층에 돌아가야 할 예산을 가짜 서민에게 배정하는 것이 된다. 억지로라도 70%나 80% 복지라면 그래도 동의할 수 있다. 100% 복지는 진짜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이 그만큼 덜 받는 것이 된다. 교육, 국방, 우주, 환경, 농어업, 노약자, 문화, 사회간접자본, 공무원 봉급 등 두루 열거가 불가능할 정도로 예산을 배정해야 할 분야가 많다. 문제의 핵심은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배정하느냐, 그 기준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김대봉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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