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천연염색의 매력

  • 입력 2012-11-01  |  수정 2012-11-01 07:39  |  발행일 2012-11-01 제18면
[문화산책] 천연염색의 매력

요즘 천연염색이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친근한 색감과 천연재료로 물들인 친환경적인 제품이란 점이 부각되면서 천연염색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아예 천연염색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는 천연염색의 장점인 항균성과 탈취효과, 항알레르기성 기능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일 게다.

아니 어쩌면 기능적인 장점보다도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꿈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지가 언제이던가. 쉬지 않고 달려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조바심을 치게 되는 요즘이다. 이런 상황들이 인간성을 메마르게 하고, 인간적인 멋과 여유를 잃게 만든다.

천연염색은 자연에서 얻는 재료들, 예를 들면 풀, 꽃, 나무, 열매, 흙 등을 채취해 끓인 다음 여러 번 반복해 색을 얻어내는 것을 말한다. 재료들이 다양한 색소를 함유하고 있어 염색방법에 따라 다채로운 색상을 낼 수 있지만,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야 가능하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충분한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하고,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는 작업을 반복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야만 깊이 있는 색을 얻어낼 수 있다.

천연염색의 또 다른 매력이라면 바로 향기다. 인간의 기억 메커니즘 속에 가장 오래도록 남는 감각이 냄새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천연염색은 염색재료를 끓여야 하는데, 그때 뿜어져 나오는 향기는 어린 시절 고향의 추억을 쉽게 떠올리게 한다. 그럴 때면 나는 어느새 고향의 그리운 친구들과 지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곤 한다.

또한 천연염색은 서로 섞여도 다른 색을 침범하지 않고, 각기 고유의 색을 지켜주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그 오묘한 색의 세계는 서너 개의 빛깔이 공존하면서도 혼란스럽지 않는 ‘공존의 미학’을 연출한다. 서로의 빛깔을 보완해주면서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각기 있는 빛깔 그대로를 내비치게 하는 그런 어우러짐이 확연히 눈길을 끈다.

이 가을 곱게 물들인 손수건 한 장이라도 정겨운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때 예쁜 이파리 한 잎 동봉하시길….

문영숙 <햇님달님 천연염색공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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