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피는 꽃마다 아름답다

  • 입력 2012-11-02  |  수정 2012-11-02 07:27  |  발행일 2012-11-02 제18면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공간 속에 꽃은 늘 함께 존재해 왔다. 수많은 생명 중에서 꽃이라는 생명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지나면서 그 고유의 생명력을 발하는 아름다운 꽃을 한 번쯤 눈여겨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을 조금 더 풍성하고 윤택하게 가꾸어 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필자는 스무살부터 운명과 같은 만남으로 꽃과 함께 호흡하며 지내왔다. 이른 아침, 꽃시장에서 향기로 시작되는 하루는 달콤하다. 고운 빛깔로 그들만의 매력을 뽐내며 새로운 인연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꽃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은 반복되는 일이지만, 가슴이 벅차고 설렌다.

한 아름의 꽃을 안고 작업실로 돌아와 예쁜 모습으로 자리를 잡아주면, 아침 햇살을 받으며 자기 집에 온 것인 양 온화한 빛을 발한다. 이럴 때면 필자도 더없이 행복하다. 온 세상이 물감으로 칠한 듯한 풍경 속의 어느 날처럼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활짝 피어 있는 꽃을 보면 ‘이렇게 좋아도 되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한다.

꽃과 함께하면 순간순간이 작은 깨달음의 연속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생김새가 모두 다른 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어느 것 하나 아름답고 예쁘지 않은 것이 없다. 씨앗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그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고, 조용히 마지막 생을 마감한다.

사람들이 이름을 지어주지 못한 이름 없는 들꽃도 많다. 그러나 그들은 사랑받으려고 애쓰지도 않으며, 사랑해 달라고 집착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이 가진 모습과 향기로 그들만의 에너지를 내뿜으며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그들만의 꽃을 피운다.

꽃은 저마다 영롱하고 아름다운 빛깔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사람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신의 씨앗을 싹 틔우기 위해 마음이라는 밭에 사랑을 온전히 줄 수 있는 삶을 살아간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여정에 함박꽃처럼 피어오르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사람 내면의 꽃이 활짝 피어오를 때, 그 향기는 어떠한 향수보다도 진하고 달콤하며 잊을 수 없는 매혹적인 향을 제공할 것이다.

정유연 <플로리스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