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행복하세요?

  • 입력 2012-11-15  |  수정 2012-11-15 07:34  |  발행일 2012-11-15 제18면
[문화산책] 행복하세요?

“행복하세요?”란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를 행복이라고 한다면,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경제적인 여유나 사회적 지위가 행복의 필요조건일지는 몰라도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행복은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일상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잊고 있던 벗의 반가운 전화, 코스모스 가득한 들길을 거닐 때 머리 위에 내려앉는 따사로운 가을햇살, 돌 틈에 핀 구절초의 처연한 자태, 청량한 가을바람에 묻어온 싱그러운 풀내음, 겨울나기 준비로 바쁜 꿀벌들의 날갯짓….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일상의 풍경을 보며 느끼는, 내밀한 충족감이 내겐 행복이란 감정으로 다가온다.

어린 시절 그리운 사람들에게 안부편지를 보낼 때 동봉하고 싶었던 네잎 클로버는 왜 그리 찾기 힘들었던지. 마침내 탄성을 지르며 찾은 네잎 클로버를 책갈피에 꽂아 말리면서 가슴 설레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세월이 지나면서 드물게 찾아오는 행운보단 일상의 행복이 내 삶에 더 필요한 요소란 걸 깨달았다. 그 무렵 네잎 클로버 찾던 그 발길에 무참히 뭉개지던 세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복’이었단 사실 또한 알게 됐다. 이런 낭패가…. ‘발 밑에 있는 행복을 알아보지 못하고, 행운만 찾아 나섰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나를 생각에 잠기게 한다.

미국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팀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고의 행복은 하루하루 살아있는 것, 자아실현, 사랑하고 사랑받기, 남에게 필요한 존재, 미소 등의 순이었다고 한다.

“내일이면 귀가 안 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보라.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아보라. 내일이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보라. 얼마나 소중하고 놀라운 기적같은 일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헬렌 켈러의 삶처럼 일상적인 삶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은 행복하다. 행복은 이미 여러분 마음 속에 있다. “여러분은 행복하세요?”

문영숙 <햇님달님 천연염색공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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