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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전, 버려진 행운목을 주웠습니다. 누군가가 버린 행운을 줍는 심정으로 행운목을 집으로 옮겼습니다. 집에 가져온 행운목을 깨끗이 씻었습니다. 말라 비틀어진 뿌리를 쳐주고, 마른 잎도 잘라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랫부분에 물러진 나무껍질이 보여 벗겨냈습니다.
그랬더니 나무 안쪽이 밥알보다 작은 크기의 구더기 투성이가 된 것을 보게 됐습니다. 얼른 주전자에 물을 끓였습니다. 그리고 껍질을 벗겨낸 나무에 펄펄 끓는 물을 부었습니다. 뜨거운 물이 닿으니 나무도 괴롭겠지만, 구더기들을 그대로 두면 정말로 죽어가겠기에 내린 극약처방이었습니다. 그렇게 행운목을 살려냈습니다.
다시 건강해진 행운목은 푸른 잎으로 시원함을 선물해주고 있습니다. 행운목은 꽃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정성을 들여서인지 꽃을 피워내며 집안 곳곳에 향기를 뿌려줍니다. 꽃을 보고 있으니 행운목 이름처럼 행운을 가져다 줄 것 같습니다.
문득 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다른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서로 시기하고, 할퀴고,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어 결국은 생채기를 남기는 일이 더 많은 것이 삶입니다.
상처의 흔적이란 결코 쉽게 사라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어서 오래도록 남아 있게 됩니다. 굳이 찾지 않아도 눈에 띄는 상처를 볼 때면 마음이 슬프지 않을 수 없습니다. 꽃잎에게든, 내 주변 사람에게든, 나 자신에게든 후회할 상처를 만드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알게 모르게 주는 상처라도 어쨌든 상대에게 고통을 주고, 나 자신의 마음에도 생채기를 내기 때문입니다.
욕심으로 채우는 삶보다는 너그럽게 용서할 줄 알고, 이해하며 베푸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행운목을 보며 가져봅니다. 편안하게, 조용하게 서로서로 어울리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오늘도 자연에서 배웁니다.
정유연 <플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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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행운목](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12/20121214.01018072242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