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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에는 다양한 관점과 많은 치료기법이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기법은 ‘가족세우기’다. 이 기법은 독일의 버트 헬링거 박사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전 세계에서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다.
이 방식은 집단 내에서 가족 구성원을 대신할 사람들을 선택한 다음 서로 간의 관계성에 따라서 그들을 각자의 위치에 세운다. 대리인들은 자리를 잡은 후 가족 구성원들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지만 가족 구성원의 느낌을 그대로 갖게 되며, 그들의 느낌을 공유하여야 한다. 가족이 세워진 모습을 통해 우리는 실제 가족의 그림을 볼 수 있게 되고, 얽힘의 관계를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가족 간의 관계를 확인함으로써 치유의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이렇듯 묘한 매력을 가진 가족세우기를 지난 주말, 대구에서 진행하였다. 작업을 준비하던 중 헬링거 박사의 글 ‘생명의 신새벽에 드리는 감사의 기도’는 내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 당신께서 주신 것은 무엇이나 기쁘게 받겠습니다. 그 결말이 어떻든 당신 두 분이 주신 모든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당신 두 분이 비싼 대가를 치른 것처럼 저도 그 값을 치르겠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당신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 속에서 당신에게 감사하고 당신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당신이 주신 모든 것을 값지게 쓰렵니다. 두 분의 사랑을 헛되게 만들지 않도록, 제 가슴 깊은 곳에 꼭 간직하렵니다. 그리고 두 분이 하신 것처럼, 저 역시 자녀들에게 그 사랑을 전달해 주고 싶습니다. 당신은 저의 어머니이시고 저는 당신의 아들·딸입니다. 당신은 저에게 단 하나뿐인 어머니인 것처럼 저는 당신의 하나뿐인 자식입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사랑하는 아버지! 당신은 크고 저는 작습니다. 당신은 주고, 나는 받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아버지를 남편으로, 아버지가 어머니를 아내로 맞아들여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만이 저에게 가장 잘 맞는 부모님입니다.
이번 가족세우기는 나에게 아주 큰 의미로 다가왔다. 처음으로 직접 조직자가 되어 사람들을 모으고, 워크숍을 준비하며 치유의 장을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내가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뿌듯함도 느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 역시 부모님께 감사를 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삶에 동의하고, 딸로서만 아니라 한 개인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를….
이미은 <연극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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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감사의 기도](https://www.yeongnam.com/mnt/file/201301/20130128.01023071923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