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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자타가 공인하는 공연문화중심도시다.
1천석 이상 되는 극장이 9개인데다, 올해 대구시민회관까지 개관하면 하드웨어 면에서는 남부럽지 않은 위용을 갖추게 된다.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우수한 전문 인력에 힘입어 뮤지컬, 오페라, 클래식 등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우수한 인적, 외형적 인프라를 보면 음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든든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걱정스러움이 앞서는 것은 왜일까. 10년 뒤에 찾아올 대구 공연계의 모습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전국의 음악대학이 신입생 모집에 고전하고 있다. 한때 입시에서 나름 경쟁력을 가졌던 대학마저 미달사태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주요 원인이겠지만, 지역 음악인들이 직장을 찾아 타 도시로 떠나는 것도 큰 원인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굳이 대구만의 문제는 아니라며 넘길 수도 있지만, 공연문화중심도시를 자청하는 대구로서는 좋은 소식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순수음악을 전공한 필자는 음악전공자가 줄어드는 현상과 함께 더욱 걱정되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순수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음악대학과 아트센터가 많아도, 공연과 축제가 풍성해도, 예술소비자가 없다면 결국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은 한 가지, 예술소비자 양성이 필요하다. 예술소비자가 많다면 축제도, 공연도 자연스럽게 성공할 수밖에 없다. 예술소비자가 늘어나면 정부와 지자체, 기업의 후원도 자연히 늘어날 것이다. 또 대구문화계의 파이는 커질 것이며, 이는 지역 예술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건을 하나 팔기 위해서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한 마케팅이 필요하다. 공연종사자들은 유통업계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이제는 예술계도 고객의 취향과 요구를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늘 반복되는 레퍼토리만 할 것이 아니라 예술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제작하고 매순간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구시도 마찬가지다. 뮤지컬, 연극, 오페라, 클래식, 대중예술 등으로 관객층을 나눠 예술소비자의 성향과 특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그들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안지훈 <대구MBC 교향악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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