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옹골진 문화

  • 입력 2013-03-12  |  수정 2013-03-12 07:25  |  발행일 2013-03-12 제22면

문화력, 즉 문화의 힘은 국가와 지역경쟁력의 척도가 되고 있다. 이는 문화적 상상력과 창의력이 사회를 지탱하고 살찌운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른바 문화도시란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풍부한 문화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고 심미성과 다양성을 보유한 기품 있는 도시일 것이다. 문화도시는 문화예술이 발전하고, 시민의 문화향유권이 높아지며, 창의적인 문화산업이 꽃피는 활기찬 공간일 것이다. 이상적 문화도시는 모든 사회가 갈망하는 바람직한 지향점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문화도시가 되려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필자는 복합적인 측면에서 옹골진(well-filled) 문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옹골진 문화는 다부지면서 실속 있는 속이 꽉 찬 문화를 의미한다. 단순히 인프라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주체들의 내재적 역할과 프로그램, 시민의식 등 모든 면에서 옹골진 도시다.

문화는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풍부한 문화시설과 차별화된 이벤트도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요소가 시민 삶의 질로 이어져야 하며 문화에 대한 추억을 시민 스스로가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옹골진 도시의 시민들은 문화력 증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시민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내는 내발적(內發的) 방향이다. 문화력은 문화를 발산하는 힘(문화생산력)과 문화를 소비하고 향유하는 힘(문화소비력)의 총체이다.

또한 성숙된 시민의식도 중요하다. 문화적 즐거움과 심미성을 찾을 수 없고, 문화의식 수준이 낮은 도시는 지식자본이나 창의인재의 관심대상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가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라는 공감대 형성이다. 다양한 역사와 문화자원을 보전하고 소프트파워를 진작시켜 온 도시가 하드웨어에만 집중투자하는 도시보다 더 높은 문화적 자부심을 가진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장기적인 안목과 진지한 고민을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구슬들을 함께 꿰어 볼 시간이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존의 소중한 구슬들을 잘 꿰어 품격 있고 옹골진 문화도시를 만들어 보자.

오동욱<대구경북연구원 사회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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