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5월의 꽃 불두화

  • 입력 2013-05-02  |  수정 2013-05-02 07:30  |  발행일 2013-05-02 제18면
[문화산책] 5월의 꽃 불두화

5월에 피는 꽃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불교와 연관된 꽃으로 불두화(佛頭花)가 있습니다. 이 불두화가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은 16세기 전후입니다. 부처님의 두상을 닮아 불두화로 불리는 이 꽃은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사월초파일을 전후해 만개합니다. 우리나라의 오래된 사찰의 대웅전을 찾아가면 계단의 양옆에서 어김없이 불두화 한 그루쯤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가 출가한 대구 팔공산 파계사 종무소 옆마당에도 조만간 불두화 꽃이 활짝 펴 장관을 이룰 것입니다.

불두화는 부처님께서 깨달은 진리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인 삼법인(三法印)의 정신과도 닮았습니다. 불두화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삼법인의 가르침이 저절로 가슴에 와닿습니다. 삼법인은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 열반적정(涅槃寂靜)을 가리킵니다.

제행무상은 불교의 연기설과 관련이 있는 말로, 이 세상의 모든 사건과 존재는 무수한 인(因)과 연(緣)에 의해 현재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제법무아는 고정된 내(我)가 없다는 것이며, 열반적정은 불교에서 추구하는 이상적인 세계로 여기서 말하는 열반은 불교 수행자의 최고의 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사회 곳곳에서 힐링(Healing)이라는 단어가 번지고 있습니다. 힐링은 ‘치유’라는 뜻으로, 우리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힐링의 의미는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온 우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까지 당신에게 모범이 될 훌륭한 공덕을 갖췄습니다.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준 일이 있다면 숨기지 말고 드러내며 용서를 구하십시오. 당신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들이니 함께하고 가까이하며 등지지 마십시오.

5월의 꽃 불두화의 인연 속에 오늘 하루도 인연 닿는 대로, 근기 되는 대로, 욕심 내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발밑까지 낮추어 보세요. 모든 삶의 근원지를 버리시고 오직 자연의 이치에 몸과 마음을 맡겨보는 시간을 가져 보십시오. 또 분별 없는 시간 속에서 오늘 하루만이라도 꼭 한가지를 실천해 보는 의미있는 힐링의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연호 <스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