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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잘 지내시는가? 듣자니 장(腸)이 조금 안 좋다고 하던데 조리 잘 하시게나. 나는 자네가 여러 가지로 염려해 준 덕분에 많이 걸으려 노력했고 요즘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네. 고마워.
누군가 자넬 돌직구라고 부른 뒤 여러 사람이 그렇게 칭한다며? 어떤가, 그 소리가 듣기 싫으신가? 난 사실 은근히 그 별명이 부럽다네. 왜냐하면 사실 우리 나이가 되니 눈치만 늘어서 정작 면전에선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뒤에서 술안주로 삼는데 그런 내 모습이 좀 그렇다네, 허허. 그래놓곤 ‘세상 그렇게 각을 세워 살 게 있나’라고 합리화도 하곤 말일세.
사실 자네처럼 직설화법을 내지르는(?) 것이 다 좋을 순 없겠지만 모든 것이 정치적으로 변하고 모두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요즘 세태에는 한줄기 청량감으로 작용할 거라고 나는 믿네. 물론 그로 인해서 누군가 자네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게 되고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손해를 볼 때도 있을 걸세. 하지만 다들 눈치 보며 머뭇거릴 때 자네가 그냥 날려주니 난 통쾌해서 대리 만족을 느낀다네. 한편은 내가 그리하질 못하니 은근히 ‘자네 돌직구 좋아! 아주 좋아!’ 하면서 부추긴 것 같아 이 자리를 빌려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고백하겠네.
그리고 자넨 자네가 가진 것에 비해서 어쩌면 초라하다고 할 시골에서 학생들을 진정 사랑해주고 열심히 지도하니, 사실 그래서 자네를 존경하네. 누구나 말이 쉽지 매사에 최선을 다 한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쉽겠는가. 자네가 한적한 시골에서 학생들과 씨름하는 것을 난 두 가지 면에서 참 의미 있다고 생각하네. 우선은 자네의 지식을 학생에게 전해서 그 아이들이 장차 능력 있는 사회인으로 자랄 수 있게 해주니 그렇고, 다음은 자네가 선생으로서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견지하니 그게 학생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큰 교육이 되겠는가? 아마 자넨 노후가 참 좋을 걸세. 그 많은 제자와 맺은 좋은 인연, 아름다운 결실을 맺게 되면서 함께 행복한 시간을 맞을 거라 난 믿네.
자네에게 고마운 것도 많고 내가 친구로서 존경도 하지만 한 가지 맘에 안 드는 게 있다네. 자넨 선생으로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로 참 재주가 많다네. 정말 이것저것 다 잘하긴 하지만 조금만 폭을 좁혔으면 싶네. 자네가 가진 것 중 제일 잘하는 것 위주로 일했으면 한다네. 그럼 자넨 시골선생이지만 역사에 남는 인물이 될 거라고 믿고 있다네. 아뿔싸, 내가 자네 심길 건드렸나? 다음에 나에게 돌직구 날리면 어떡하지. ‘너나 잘해’라고.
김형국 <아양아트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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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벗에게](https://www.yeongnam.com/mnt/file/201306/20130614.01018073535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