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행복한 음악가를 위하여

  • 입력 2013-07-24  |  수정 2013-07-24 07:22  |  발행일 2013-07-24 제23면

우와! 너무 덥다. 더워서 미칠 지경이다. 냉방이 되는 곳만 찾아다니다 보니 더 지친다. “더워서 미치겠다”고 말하고 보니 우리가 살아가면서 미칠 것 같은 상황이 참 많은 것 같다. 뭔가 당연히 되어야 할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도 그렇지만, 하고자 하는 일에 미치는 긍정적 의미의 ‘광기’가 발휘될 때도.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에 지독하게 미치는 일, 우리 모두가 원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천재 중에 유독 정신질환자가 많은 이유도 아마?

유명한 음악가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가 잘 아는 작곡가 슈만, 볼프, 스메타나, 차이콥스키 등은 정신질환으로 고생한 음악가로 유명하다. 이들의 명곡이 번뜩이는 광기의 표현으로 발휘돼 우리에게 남겨진 거면 너무 슬픈 일이다.

천재들의 광기! 두려워하면서도 닮고 싶어하는 우리 시대의 음악가가 많이 있다. 음악 하는 사람만이 가지는 분위기가 있단다. 긍정적인 의미인지? 부정적 의미인지? 가끔은 음악적 실력과 예술가적 소양보다 이 정신분열적인 병적 소양을 보이는 이들이 있기도 하다.

예술가는 대개 예민하고, 감성적이며, 자기 세계가 독특하다. 그 기질적 특이함을 마치 음악적 소양인 양 당연시해 일반인처럼 살아가기에 타인에게 부담을 주는 경우도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연주가 있으면 지나치게 예민하게 구는 날 발견하곤 한다. 광기 어린 천재들의 빛나는 음악성을 닮고 싶은데, 이놈의 신경질적 예민함만.

쓰다 보니 음악가들의 인간성을 너무 폄훼한 듯하다. 우리가 잘 아는 음악가 중 하이든은 단원들에겐 배려 깊고 친절한 악사장이었고 가장 자상한 음악가로 알려져 있다. 음악을 너무 사랑한 귀족가의 악사장이었던 그는 예속된 음악가들에게 휴가도 주지 않고 항상 음악을 듣기 원했던 백작님께 그의 걸작품인 ‘고별교향곡’(자기 파트가 끝나면 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곡)을 연주해 오케스트라 단원을 한명 한명 휴가 보낸 일화로 유명하다.

상냥하든 괴팍하든 대개의 천재들이 그러하듯이 그리 순탄한 삶을 살아가지는 못했다. 예술의 길은 멀고도 험해서 앞에서 열거한 많은 음악가가 정신병으로 고생을 하면서도 우리에겐 마음을 정화시키는 걸작품들을 남겨줬다. 슬프고도 감사한 일이다.

위대한 음악가들의 작품에 경외심을 표하면서 고통스러웠을 그들의 삶을 생각하면 이까짓 더위쯤은 그들의 음악으로 가볍게 날려버릴 수 있겠다.

이수경 <소프라노·대구가톨릭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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