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 입력 2013-07-30  |  수정 2013-07-30 07:34  |  발행일 2013-07-30 제22면
[문화산책]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1991년부터 99년까지 만 9년간을 배우고 가르치며 생활했던 곳이다. 지금도 가끔 생시 같은 꿈을 꿀 때면 잘츠부르크의 골목들을 마구 돌아다니는 날 만나곤 한다. 유럽의 곳곳을 여행하다 보면, 그곳의 가장 좋은 시절에 멈춰 서 있는 도시들을 만나곤 하는데, 잘츠부르크도 그런 곳 중 한 곳이다. 꼭 음악인이 아니어도 이 도시 이름을 들으면, 깜찍한 우리의 음악과 모차르트를 떠올릴 것이다.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1756~91)의 고향인 그곳은 도시 전체가 아직도 천재 모차르트로 먹고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를 싫어하고 새로운 움직임에 꿈쩍도 않는 그들이 부럽기도, 재밌기도 하지만.

모차르트 국립음대와 생가, 그가 자주 들렀던 카페, 그의 기념품을 파는 가게, 그의 음악을 주로 공연하는 극장과 인형극장까지 모차르트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릴 듯한 도시가 잘츠부르크다. 그중에도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인 모차르트 국립음대 정원 뒤편에 있는 ‘마술피리 오두막’이다. 생활고에 시달렸던 모차르트는 친구였던 극작가 쉬카네더의 부탁으로 그곳에서 위대한 오페라 ‘마술피리’를 단시간에 완성했다. 물론 그 작품 외에도 수많은 걸작을 남겼지만, 마술피리는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이자 징슈필 오페라(독일오페라의 한 장르로 노래와 연극적인 대사로 작품이 구성된 것)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단순하고 천진해서 사회운동가로서의 모차르트는 얼른 떠오르지 않지만, 그 당시 비밀 결사대의 일원이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이 작품에는 자유와 정의를 상징하는 남녀주인공 왕자 타미노와 공주 파미나, 당시 독재자였다는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을 상징하는 밤의 여왕, 그녀로부터 공주를 데리고 있는 정의의 상징인 제사장 사라스트, 보통의 민중을 대신한 파파게노와 파파게나 등이 등장한다. 얼른 보면 권선징악의 단순한 내용 같지만, 주인공들에게는 이렇듯 상징하는 실제 인물들이 숨어 있는 사회 운동적인 오페라이다. 훌륭한 아리아와 중창곡, 합창곡들로 구성된, 그래서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마술피리. 음악도 아름답지만, 내용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는 걸작이다.

36년의 짧은 생애에 수많은 교향곡과 협주곡, 수십 편의 오페라를 남긴 신동이 마구 누비고 다녔을 그림 같은 도시 잘츠부르크. 오늘 밤 꿈속에서라도 다녀오고 싶다.

이수경 <소프라노·대구가톨릭대 객원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