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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 <성악가> |
밤새 울어대는 매미소리 때문에 잠을 설치는데 매미는 해충이 아니라는 이유로 함부로 퇴치할 수도 없어 골칫거리라는 보도를 보았다. 원래 밤에는 울지 않는 매미지만 불야성 도심의 불빛을 낮으로 착각하고 짝을 찾기 위해 더 크게 소리를 낸다고 한다. 매미는 종류에 따라 모양과 우는 소리가 다르고, 사는 곳과 울어대는 시기도 조금씩 다르다. 여름을 대표하는 곤충으로 짧게는 5년, 길게는 17년을 땅속에서 유충으로 지내다 여름이면 나무에 기어올라 성충매미로서 한 달 남짓 살면서 짝짓기가 끝나면 죽는다. 암컷을 소리 높여 부르는 애잔함이 도시사람들의 골칫거리가 된 것이다. 쉴 새 없이 울어대는 말매미의 소음은 90dB이 넘는다고 한다. 도심 소음 규제의 2배요, 기차가 지나가는 바로 밑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들의 고충이 이해가 된다.
산업사회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우주의 소리, 인간의 소리, 자연의 소리가 아닌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로 확성된 소리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음악도 전자음향 장비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게 됐다. 클래식 연주자들조차 대형 콘서트를 위해 마이크를 사용하는 데 이의가 없다. 아예 조지 거쉬인 같은 사람은 1920년대 뉴욕의 소음을 모티브로 ‘랩소디 인 블루’라는 피아노곡을 만들기까지 했다. 넘쳐나는 소리에 지쳤을까?
현대음악의 선구자 존 케이지는 52년 ‘4분33초’라는 퍼포먼스 작품을 통해 침묵 속에 존재하는 소리를 관객 스스로에게 찾아보라고 요구한다. 피아노 앞에 앉은 연주자는 1악장 33초, 2악장 2분40초, 3악장 1분20초 동안 갖고 나온 시계만 응시한다. 그렇게 침묵의 4분33초가 흐르는 동안 관객은 각자 자신이 들을 수 있는 소리에 집중하게 되고, 평소 느끼지 못했던 자연 속에 존재하는 찰나의 음악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1/F (파동)의 리듬’이라는 말이 있다. 일정하지 않은 음의 미세한 흔들림을 연구할 때 쓰는 단위다. 태초의 혼돈을 말하는 ‘카오스’와 같은 것으로, 사람에게 평안과 쾌적함과 마음의 안식을 주는 소리, 곧 자연의 소리를 말한다.
무더위가 절정에 오른 요즘, 아직 짝을 찾지 못한 매미의 애잔한 울음소리가 우리를 잠 못 들게 할 때 한 번쯤 조용히 눈 감고 침묵 속에 존재하는 자연의 음악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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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매미](https://www.yeongnam.com/mnt/file/201308/20130801.01019072458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