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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경<소프라노·대구가톨릭대 객원교수> |
요즘 들어 슈베르트 가곡을 자주 찾아 듣곤 한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 안에서 자연을 느끼고 평온을 만끽하고 싶어서 그런가 보다. 우리에게 친숙한 음악가 슈베르트.
그는 수많은 명곡을 남겼지만, 특히 독일 리트(예술가곡)에 남다른 애착과 열정을 쏟아부었던 낭만주의시대의 대표적 음악가다. 슈베르트를 빼고는 독일 리트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독일가곡의 발전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그의 가곡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마왕’ ‘들장미’ ‘송어’ 등.
슈베르트의 고향은 빈이다. 도시 어디에서나 연주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의 도시에서 이 음악가는 음악의 진한 향기를 흡입하며 자랐고, 음악에 미쳐 있었다. 음악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끊임없이 그에게서 흘러나온다. 그는 ‘빈의 숲’의 완만한 기복을, 아름다운 가락으로 가득 차 있는 낯익은 시냇물을, 목장의 싱그러운 향기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은 그의 마음속에서 신비스러운 화성으로 탈바꿈한다. 그의 영감을 특별히 자극하는 소재는 자연이었다. 무언의 명상적인 숲, 잔잔한 호수, 투명한 달빛, 노래하는 산새들, 이런 온갖 자연이 슈베르트에게 이야기를 걸어왔던 것이다.
신비롭게도 슈베르트의 음악을 듣다보면 빈의 정취와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 심지어 그곳 사람들의 심성까지 느껴지곤 한다. 음악은 그 시대의 흐름과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모른다.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을 듣다보면 단순하고 거짓 없는 선율 속에서 그 당시 사람들이 한없이 순수하고 선량했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다. 또 바로크와 고전주의시대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체계적이고 정교한 음악양식 속에서 그들의 정직하고 흐트러짐 없는 삶이 그려지기도 한다.
우리가 속한 이 시대의 음악은 대체 어떤 모습일까? 평온한 음악은 외면당하고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악이 난무하는 지금, 우리의 삶도 그런 것은 아닐까? 우리가 사는 이 터전이 그리 편안하지만은 않기에 음악도 덩달아 그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쫓기듯 바쁘게 살고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우리의 삶을 한 번쯤은 돌아보고 가끔은 쉬어간다면, 한결 여유롭고 편안해질 것이다. 음악 또한 우리의 그런 마음을 그대로 반영하게 될 것이다.
지치고 힘든 세상, 먼 곳에서 힐링을 찾지 말고 자연을 벗 삼고 자연을 사랑한 슈베르트의 가곡을 들으며 마음의 평화를 찾아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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