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사서는 책 중매쟁이

  • 입력 2013-09-06  |  수정 2013-09-06 07:40  |  발행일 2013-09-06 제18면
[문화산책] 사서는 책 중매쟁이
제갈선희<대구시립중앙도서관 도서관정책과 담당>

“저기, 우리 아이가 미국에서 교환학생을 마치고 복학하는데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40대 초반의 여자 이용자와 여학생이 대출데스크에 앉아 있는 나에게 눈을 맞추며 질문을 던진다.

7월 말에 미국에서 귀국했는데, 곧 고등학교 1학년에 복학을 하게 된단다. 복학하기 전에 미리 교과서와 연계되는 책을 읽어 두는 것이 좋다는 주변의 권유로 도서관을 방문한 것이다. 마침 도서관에서는 중·고등학생을 위한 고전코너를 운영하고 있어 쉽게 자료를 안내할 수 있었다.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에게 가장 어려운 업무 중 하나가 ‘어떤 책이 좋아요?’ ‘좋은 책 좀 추천해 주세요’라는 요청이다. 옛말에 세 쌍의 좋은 인연을 만들어주면 천당 간다는 말이 있다. 책을 소개해 주고 추천해 주는 일 또한 좋은 인연을 만들어 주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연간 4만여종의 책이 출판되고 있는 현실에서 좋은 책을 추천해주기는 쉽지 않다.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추천도서 또는 권장도서의 대부분은 외부 기관이나 단체의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올해부터 대구지역 공공도서관에서는 사서 주도의 책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책 읽고 글 쓰는 사서로 거듭나고자 11명으로 ‘사서가 권하는 책’ TF를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 소장 또는 구입 예정인 도서 중에서 어린이, 청소년, 일반도서로 나누어 매월 한 권의 책을 선정하고 서평을 작성하여 추천하고 있다. 필자도 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매월 어떤 책을 추천할지 짐을 잔뜩 진 짐꾼마냥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좋은 인연을 맺어주는 중매쟁이처럼 대구지역 공공도서관 사서들의 작은 날갯짓이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과 특별한 인연을 가질 수 있게 하기를 바란다. 나아가 더 많은 사서들이 좋은 책을 발굴하여 건강한 독서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초석이 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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