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유대인, 돈, 손

  • 입력 2013-09-11  |  수정 2013-09-11 07:46  |  발행일 2013-09-11 제20면
[문화산책] 유대인, 돈, 손

유대인의 성공 신화 이면에는 오랜 세월 축적된 유대인의 기부문화가 있으며 그러한 문화는 우리의 신체 중에서 ‘손’과 관련되어 있다. 유대인에 의하면, 손으로 하는 모든 일, 즉 그것이 창의적으로 무엇을 만드는 손이건, 시나 소설을 쓰는 일이건, 남을 위해 봉사하는 손이건, 기부하는 손이건, 손과 관련된 모든 일이나 손에 의해 움직여지는 모든 일은 번영을 가져오고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왕도이다.

유대인 유머 중에 돈 이야기가 많은 것은 유대인의 금전에 대한 실용적인 지혜를 보여준다. 유대인들은 어느 나라에 가든 제일 먼저 기금을 만든다. 중세기 유대계의 철학자이며 신학자, 의사인 마이모니데스는 구약성경의 가르침을 합리적이고 실용적으로 해석하였다. 그는 유대공동체의 지도적 인물이 되어 개인적인 문제에서 공동체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일찍이 유대인 마을이 있는 곳에 기금 없는 곳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하였다.

기부가 일상화되어 있고 기금이 풍부한 유대인이 다른 사람보다 더 성공하는 것은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기금은 공공선을 위하여 사용될 때 모든 사람은 기부자며 동시에 수혜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유대인의 돈의 문화요, 기부하는 손의 문화이다. 이러한 금전과 관련된 지혜는 공동체를 살찌우고 공동체 구성원 각각의 잠재력을 키워주고 구성원 상호 간의 관계를 흔들림이 없이 단단하고 튼튼하게 형성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유대인의 금전에 관한 지혜는 바로 비즈니스와 돈에 관한 확고하고 지속적인 경제적·철학적 비전을 따르는 것이 어떻게 부를 창출하는 잠재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지형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부라는 것은 그것을 나누어 줄 수 있을 때만이 미덕이 될 수 있음을 각인시켜주는 것이기도 하다. ‘돈의 철학’의 결말부분에서 게오르크 지멜은 돈의 유동성을 전달하기 위해 몇 가지 비유, 즉 대양(ocean)과 혈류(bloodstream)와 같은 비유를 사용한다. 돈처럼 대양은 일종의 매개자이며 교환수단의 지리학적 버전이다. 게다가 돈은 혈류에 비유될 수 있다. 피(혈류)의 끊임없는 순환은 신체의 기간들 속으로 침투하며 동등한 정도로 그러한 신체의 기관들 속으로 흘러들어감으로써 신체 기관들의 기능을 통합하게 된다.
김경순 <영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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