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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가을, 노랗게 물들어가는 단풍! 구름한 점 없이 깨끗하고 청명한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해 잠시 사색에 잠겨 본다.
여기저기 코스모스 군락지엔 오색물결이 살랑이고 초록 숲에서 비, 바람 맞으며 햇살 받아 느릿하게 물 들어가는 단풍잎의 고운 빛깔을 바라보는 내 심장은 그야말로 ‘바운스 바운스’다.
가을은 ‘남성의 계절’이라 했던가? 하지만 이 가을은 남성, 여성을 떠나 무한한 삶을 살 것처럼 앞만 보고 달리던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는 계절인 듯하다. 그만큼 인생에서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계절인 것이다.
얼마 전 한국소비자파워센터에서 주최한 ‘제1회 가을 주부 백일장’에 필자도 참가했다. ‘가을’을 주제로 한 이 대회에서 필자도 오랜만에 마음껏 ‘끼’를 발휘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설프고 부족하지만 가을날 소녀의 모습을 소재로 한 ‘가을 코스모스’란 시를 썼다.
“갈바람에 살랑살랑/ 신이 만든 미완성 꽃이 되어/ 소녀의 마음 빼앗아 가고/ 오색물결 뽐내며 나부끼는구나// 산들바람에 조화로운 너/ 소녀마음 애달퍼 한들거리네/ 살살이 꽃이 되어 향기 띄우며/ 우주의 꽃으로 만발하는구나// 맑고 푸른 이 가을날에/ 부끄럼없이 온 세상 수 놓으며/ 향기 뿜어 사랑으로 춤추는 너/ 고추잠자리 사뿐이 내려 앉네”
전문가들이 보면 전혀 눈길을 끌지 못하는 글일 수 있지만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코스모스는 하늘하늘 피어난다 해서 우리말로 ‘살살이 꽃’이라고도 한다. 길가를 거닐다 예쁜 코스모스 꽃밭에 푹 빠져 멋진 포즈로 사진을 찰칵 찍었던 소녀시절의 추억이 이 시를 쓰는 동안 아련하게 떠오르면서 필자를 행복감에 젖게 했다.
역시 동심에 젖은 인간은 평화로움을 느끼고, 이런 동심에 쉽게 빠지게 하는 게 문학을 포함한 예술인 듯하다. 올해 처음 열린 주부백일장에 참가해 보니 예술의 힘을 다시 느끼게 된다. 이런 주부 백일장이 매년 개최돼 많은 여성이 참여해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그리고 잠시 잊어버렸던 추억을 다시 접하고, 이것을 통해 삶의 새로운 원동력을 찾기를 바란다. 그래서 가을이 좋고, 예술이 매력적인가 보다.
정순덕<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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