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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옥<소설가> |
해거름이 되면 둔치 잔디밭에 개가 모인다. 크고 작은 갖가지 종류의 개가 뛰어다니고, 어리광을 부리며 주인과 한가한 저녁시간을 보낸다. 오후 한때 이루어지는 그 모임에 내 나름대로 ‘애견동아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사람들은 심신을 단련시켜주는 양생의 도를 찾아서 걷고, 뛰고, 자전거를 탄다. 양생의 도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며, 천지자연을 함께 즐기고 스스로를 텅 비게 한 채 어린애와 같이 행동하는 것이고, 심신이란 남과 조화를 이루는 걸 좋아한다고 일찍이 장자(莊子)가 일러주었다. 이왕이면 사람을 동반하는 것이 좋지만 각자 사정이 바쁘다 보니 산책길에 개를 동반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간혹 한두마리씩 눈에 띄던 개가 이즈음 들어서 부쩍 늘어나고 있다. 산책을 나온 이가 개인지 사람인지.
핵가족시대의 상징으로 아파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데 인간의 삶은 나날이 단출해지고 외로워진다. 생산을 위한 노동력이 필요할 때는 사람들이 모여 살 수밖에 없는 사회적인 요구 때문에 집집마다 형제가 득실거렸다. 그 많은 식구가 사회적으로 힘이 되던 것이 먼 고릿적의 일같이 느껴진다. 시대가 변해서 식구가 줄고 맞벌이부부가 많아지면서 아이들은 혼자서 제 일을 알아서 해 나가야 하고, 늙은 부모는 사람 소리를 찾아서 공원을 맴돈다. 또 집은 잠을 자거나 밥을 먹거나 잠시 쉬기 위해 들어가는 곳이 되고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가 사람을 외톨이로 만들고, 외로움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은 아이가 하나뿐인 가정, 독거노인, 결혼이 늦어지는 독신, 출가한 자녀의 빈자리 등 쓸쓸한 이들의 외로움을 채워주고, 무서움을 걷어주며, 그들의 더할 수 없는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그러나 개와 고양이를 키운다는 건 사회적인 책임을 함께 지는 것이기도 하다. 개똥을 밟게 해서도 안되고, 아파트 계단에 오줌을 누게 해서도 안되고, 늦은 시간에 짖어대게 해서도 안되고, 키우기 싫다고 길거리에 버려서도 안된다. 하느님이 태초에 인간을 창조하셨고, 그들이 너무도 힘없이 앉아 있어서 개와 고양이를 만들어 주었다니까, 이왕이면 아름다운 동반이 되어야 한다. 사랑은 책임의 다른 말이고, 동물을 키운다는 건 예쁘고 사랑스러울 때뿐만 아니라 늙고 병들어도 함께하겠다는 말 없는 약속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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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애견동아리](https://www.yeongnam.com/mnt/file/201310/20131024.01018073000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