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상예보대로 올해도 이른 추위가 찾아왔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신문과 방송에도 어김없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훈훈한 내용의 기사들이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이른바 ‘캘린더(달력) 기사’들이다.
비가 내린 후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진 거리를 나서는데 찬바람 휭하니 불어젖히는 네거리에 현수막 하나가 ‘나를 봐 달라’는 듯 심하게 흔들린다. ‘치매 할머니를 찾습니다.’“이 추운 날 할머니는 어디에서 이 모진 바람과 추위를 견디고 계실까?” “가족들은 어느 밤 한숨이라도 편히 쉬어볼 수나 있을까?”
문득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에 혼잣말이 나왔다. 가만 생각해보니 거리 곳곳에 이 할머니를 찾는 현수막이 붙은 것이 한 달이 넘은 것 같다. 아마 요즘 대구시내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현수막일 게다. 그런데 아직도 할머니는 가족의 품으로 가지 못하고 계신다. 얼마나 먼 길이기에.
전국 케이블방송사들은 미아 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치매 가족을 찾는 안내 방송을 요청하는 민원도 늘고 있다. 대구지역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8월말 기준으로 28만4천여명이고 9명 중 1명꼴인 2만6천여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계속 증가해 2020년 3만4천800여명, 2030년 5만3천500여명, 2040년 6만6천900여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단순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다고 해서 치매환자가 늘어난다기 보다 가족이 줄어들고 세대 간의 소통이 단절되면서 치매가 늘어나는 것 같다. 서로 단절되고 소통되지 못하는 사회의 고름이 굳어 치매라는 상처를 내는 건 아닐까?
고름이 딱딱하게 굳기 전에 서로 돌아보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으면…. 그리고 거리의 현수막 위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치매 할머니도 하루 빨리 따뜻한 가족의 품에 무사히 안길 수 있기를….
우성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산책] 치매 가족을 찾습니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1311/20131127.01022080205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