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기회한테 ‘잡히는 삶’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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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2-16  |  수정 2013-12-16 07:49  |  발행일 2013-12-16 제23면
[문화산책] 기회한테 ‘잡히는 삶’이 됩시다
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우리는 흔히 성공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기회를 잘 잡아야 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한번 바꿔보고 싶습니다. “기회를 잘 잡자가 아니라 기회한테 잘 잡히자”라고 말입니다.

오늘은 기회한테 잡힌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는 보험설계사인데 실적이 안 좋아 팀에서 매번 꼴찌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동료들이 굵직굵직한 고객을 만나서 계약을 체결할 때 그의 주고객은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어서 몇 만원의 보험계약을 맺는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큰 고객을 만나야 된다는 동료들의 조언과 비아냥거림에도 그 보험설계사는 자신의 고객을 절대 돈으로 값을 매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날도 그에게 처음 보험을 들어주었던 오랜 고객 중 한 분인 할머니를 병원에 모셔다 드리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가 진료를 보고 있는 동안 바깥에 대기하고 있던 그를 보고 의사가 할머니에게 묻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아들인가 보네요. 매번 병원에 같이 오시던데.” “아이고~ 아닙니다. 내 보험설계사 아닙니까. 비싼 보험도 들지 못했는데 다리가 아파서 매번 내가 신세를 지지요. 참 미안해서. 고맙기도 하고.”

그 말을 들은 의사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밖에서 기다리던 그를 진료실 안으로 불러들여 이렇게 말합니다. “이번에 우리 의사협회에서 거액의 보험을 들려고 하는데 그 보험을 담당해줄 책임있는 설계사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그 사람을 찾은 것 같군요. 내일 우리 의사협회의 보험을 모두 당신에게 부탁할테니 준비해서 다시 제게로 오십시오.” 바로 그 순간은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한 그 사람이 ‘기회한테 잡힌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잘나고 멋져보이는 사람에게 ‘기회’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그의 옆에 있기를 원하고 그와 친해지려고 애를 쓰다보니 때로는 약하고 여린 사람을 무시하게 되기도 합니다. 강자에게 줄을 서며 머리를 조아리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작고 여린 영혼에게 더 머리를 숙일 줄 아는 우리가 됩시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 사는 삶, 그 삶이 곧 ‘기회한테 잡히는 삶’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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