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별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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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2-24  |  수정 2013-12-24 08:07  |  발행일 2013-12-24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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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신입사원 채용방식은 좀 별납니다. 디자이너를 채용해도 포트폴리오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카피라이터를 채용해도 글쓰기 테스트를 하지 않습니다. 주위에서 “왜 디자인 솜씨나 글쓰기 재능을 살피지 않느냐?” “무슨 기준으로 직원을 뽑느냐?”고 묻습니다. 그때마다 이 회사 사장은 이렇게 답합니다. “대학에서 4년 동안 전공 살려 공부한 젊은이들입니다. 솜씨의 차이는 별거 아니라고 여기지요. 그 대신 일대일 면접에서 ‘사람의 됨됨이’를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표정이 맑고 밝은가, 예의범절이 바른가, 원만한 인성을 갖추고 있는가, 눈빛이 초롱초롱한가….”

이런 기준으로 뽑힌 사람이 모여서인지 이 회사 기업문화는 좀 남다르다고 소문나 있습니다. 이 회사와 인연을 맺은 고객은 “전화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좋다” “직원들이 얼마나 친절하고 예의가 바른지…” 하면서 신뢰를 다져 간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인성만 뛰어난 게 아닙니다. 저마다 맡은 일에는 매우 열정적이고 창조적입니다. 이들이 설립한 회사부설 디자인 연구소에선 트렌드에 앞서 가는 디자인 연구개발에 바쁩니다. 지역 디자인업계를 선도하고, 국내외에 신선한 경쟁력을 발휘해 나가겠다는 열망입니다. 가끔은 직원들이 솜씨를 모아 그룹전을 열기도 합니다. 직원들이 공동저자가 되어 좋은 책을 펴내기도 합니다. 이런 책은 나오자마자 ‘권장도서’에 뽑히기도 합니다. 이처럼 늘 발상이 자유롭고, 저마다 독창적 역량을 발휘하는 이들은 주말이면 공공미술 ‘재능 나눔’에 나서기도 합니다. ‘산사랑 캠페인’을 펼치기도 합니다. 이런 직원들을 고마워하는 사장은 해마다 어버이날이면 전 직원의 부모에게 감사의 편지와 선물을 보냅니다.

이 회사는 지역 장학재단에 매월 일정금액을 전하고, 무료 급식소에도 다달이 성금을 내고 있습니다. ‘이웃과 함께 희망 나누는 아름다운 기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말연시 신문이나 방송에 ‘이름 내는’ 어려운 이웃돕기 성금은 한 번도 내 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소박하고 겸손하게 이웃사랑을 실천하겠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그 마음 씀씀이가 남다릅니다. 직원 20여명의 작은 회사가 참 밝고 고운 꿈을 꾸고 있는 것입니다. 이 회사 사훈은 ‘바르게 선하게 어질게’ 입니다.

이현경<밝은사람들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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