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서 모바일까지 ‘청소년 게임중독’ 심각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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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1-17   |  발행일 2014-01-17 제7면   |  수정 2014-01-17
10대 27.5% “하루 1시간 넘게 모바일 게임 몰두”
대구 6877명 특별지도대상…“야단보다 대화를”

16일 낮 1시 대구시 남구 봉덕동의 한 PC방. 방학기간이라 40여개의 좌석이 10대 청소년으로 가득찼다.

앳된 얼굴의 한 청소년은 PC 모니터를 보며 혼잣말로 “XXX야! 빨리 들어가라”며 외쳤다. 이후에도 육두문자를 쉴 새 없이 내뱉었다. 이미 게임에 한창 몰입한 상태였는지 옆에서 계속 말을 걸었지만 미동도 않았다. 얼굴은 모니터만 뚫어져라 응시했고, 손가락은 키보드 조작버튼에서 도무지 떨어질 줄 몰랐다. 점심시간이 돼도 학생들은 귀가할 생각도 않고, 앉은 자리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끼니를 해결했다. 틈만 나면 자석처럼 TV모니터에 달라붙어 인터넷 게임에만 탐닉하는 오늘날 10대 청소년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청소년 게임중독이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자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이 지난해 5월 대구지역 청소년(초등1~고3) 33만5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1%인 6천877명이 특별지도대상자로 분류됐다. 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 검사에서는 2만2천587명(6.7%)이 특별지도대상자로 파악됐다.

모바일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발표한 ‘모바일 게임 이용행태 및 유료결제현황’보고서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27.5%가 하루 1시간 이상 모바일 게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0% 이상은 모바일게임을 위해 유료결제를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10대 이하 소년들의 10%는 하루 2시간 이상 모바일 게임에 몰두해 조기 게임중독 예방이 절실해졌다.

학부모들은 게임중독이 가정불화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주부 김연자씨(44·남구 봉덕동)는 “아들의 스마트폰요금을 보고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게임 아이템 구매에 썼다고 해서 하루종일 혼낸 적이 있다”며 “게임 때문에 자살한 초등학생과 부모 사이에도 상당한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에 중독된 10대 청소년을 정상적 생활패턴으로 되돌리기 위해선 가족 간 소통을 바탕으로 한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임 접근 자체를 억제시키려는 고압적 방식보다는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게임중독 치유 프로그램의 틀 자체를 확 바꿔보자는 것.

지난해 말부터 대구시교육청은 학부모들에게 ‘게임시간 선택제’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학부모가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을 지정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안 또한 자칫 청소년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며 보다 효율적 방안으로 ‘심리적 소통’을 권유하고 있다.

심리치료전문가인 정수미 허그맘대구센터 원장은 “게임중독 치료를 위해 오는 학생 대부분은 내성적이어서 대인관계도 원만하지 못하다. 결국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게임에 탐닉한다”며 “부모들도 야단만 치지 말고, 게임 외적인 주제로 대화하며 적극적으로 심리소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 인터넷 게임중독 자가진단표

게임하는 것이 친구와 어울리는 것보다 좋다

게임공간 생활이 실생활보다 좋다

게임 속의 내가 실제의 나보다 좋다

게임에서 사귄 친구가 실제 친구보다 나를 더 알아준다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갈수록 게임을 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게임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에도 그만두기가 어렵다

게임 생각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

누가 게임을 못하게 하면 신경질 난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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