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범어아트스트리트에서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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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1-20  |  수정 2014-01-20 07:50  |  발행일 2014-01-20 제23면
[문화산책] 범어아트스트리트에서 놀다

도시인의 몸은 지쳐있다. 경쟁사회에 내몰린 마음은 더 만신창이다. 지하 통로를 걷다가 털썩 주저앉아 쉬면서 그림을 보고 시를 읽으며, 도예품을 감상하다, 문득 체험실로 들어가 자기만의 찻잔을 만들기도 한다. 범어역 지하의 범어아트스트리트가 그런 곳이다. 예술인들의 입주 활동공간인 10개의 스튜디오, 스페이스, 문화예술체험실 등으로 구성된 이곳은 시민을 위한 문화예술의 향유, 예술가를 위한 창작의 공간이자 소통의 장소이다.

하지만 아직 이 공간은 관객을 끌어들일 하드웨어가 부족한 듯하다. 공연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나 제대로 된 공연장이 없고, 지나가던 시민이 자유롭게 앉아 구경할 의자 등의 휴식공간도 부족한 것 같다. 이곳을 수차례 들러본 사람으로서 개인적인 대안을 찾아봤다. 전시공간인 스페이스를 가변적으로 운용해 소공연장과 체험실로 활용해도 좋겠다. 기존 입주작가 10팀 중 9팀이 교체되는 10월이면 새로 들어오는 9개 팀으로 인해 겨우 활성화되어 가던 공간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침체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이 점을 감안해 활발히 활동한 작가들에겐 재입주 신청자격을 주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이 공간과 붙어있는, 사기업에 임대해 실패한 e-스트리트(영어거리)를 대구시와 교육청에서 새로운 영어교육장소로 만들고자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차시설의 미비, 전문행정가 부재 등으로 단기간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이재에 밝은 사교육업체도 실패한 영어거리를 탁상행정에 익숙한 관에서 맡아 활성화시킨다는 게 더 힘들 것이다. 오히려 학생들의 예술체험실이나 활성화 가능성이 큰 범어아트스트리트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으로 연구하길 조심스레 권해본다.

이제 지하공간을 대구의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 및 확대해 지역의 미래적 가치와 시민의 문화예술 친밀성을 향상시키는 방향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입주작가와 관계자들은 시민들의 문화·예술적 삶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시민들도 편리한 지하철을 더 많이 찾으면 지역 문화 및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범어아트스트리트가 시민의 친근한 놀이공간으로, 대구관광의 필수 코스가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서담 <시인,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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