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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다가온다. 시간의 잉여는 사람을 들뜨게 하지만 실제 그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기란 쉽지않다. 흔히 문화생활을 즐기라고 하지만 몰라서 못하고 귀찮아서 안한다. 나 역시 그랬다. 대부분의 휴일을 텔레비전을 보고 어쩌다 개봉관에서 영화 한 편 보는 것이 유일한 나의 문화생활이었다.
그런 나의 휴일이, 문화생활이 변했다. 그 전까지는 전혀 관심도 없던 연극, 뮤지컬, 연주회 등의 공연 정보를 시시때때 검색하고 원하는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장거리 발품 팔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같은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지인 A씨가 알려준 몇 가지 조언 때문이다. A씨는 지난해에만 100여 차례 공연 및 전시회에 발도장을 찍은 자칭 소시민 문화광이다.
A씨의 첫 번째 조언은 문화생활을 영위하는 데 는 “편식보다는 잡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흔히 문화생활을 영화나 연극처럼 좋아하는 장르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것도 보지 않고는 호불호를 알 수 없으며, 호나 불호는 하나의 경험과 소통으로 둘다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1년에 열연되는 특정 장르의 프로그램과 횟수가 한정돼 있어 그 분야만 고집할 경우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줄어든다는 것도 A씨가 잡식을 권하는 이유다.
두 번째로 A씨가 알려준 노하우는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에 관심을 가져라”이다. 관심이 있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재미있다는 것. A는 소극장 연극을 볼 때 스토리에만 집중하지말고 배우들의 의상, 분장, 무대소품, 관객 등 구성요소에 관심을 가지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소극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딱딱하고 비좁은 의자에 관심을 가지면 공연이 오감으로 기억돼 더 긴 여운이 남는다고 한다.
A씨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방법은 “내 스스로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공연에 참여하라”이다. 어느 공연이든 관람 전 공연 자료를 미리 검색해 정보를 얻고, 관객의 참여를 원하면 적극적으로 나서며, 음악과 배우들의 숨소리에 심박수를 맞추다보면 어느 순간 단순히 관찰하는 것에서 벗어나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의 조언을 따르니 지금은 문외한에서는 벗어난 듯하다. 적어도 휴일이 다가오면 공연장, 전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으니 말이다. 보는 것이 많아지면 즐길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 이번 연휴, 가까운 소극장을 찾아 연극 한 편과 문화를 즐길 첫 걸음을 내딛기를 기대해 본다.
김충희<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사무소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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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문화생활의 첫 걸음](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01/20140123.01019075042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