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美 와인의 고향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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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1-28  |  수정 2014-01-28 07:28  |  발행일 2014-01-28 제22면

이번 겨울 방학에 와인으로 유명한 북캘리포니아 나파 밸리 지역을 찾았다. 이 곳은 Napa, Sonoma, St. Helena, Oakville 등 16개 소도시에 걸쳐 수백개의 와이너리가 형성된 미국 와인의 고장이다. 와인 후진국이던 미국이 그들 특유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미국 와인을 전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지역이다.

필자가 방문한 와이너리는 14세기 이탈리아 Tuscan성을 모방하여 지은 ‘Castello Di Amrosa’라는 와이너리였다. 이 곳은 성을 모방하여 8개 층에 107개의 방, 감옥, 궁정 마당, 망루, 해자로 이뤄져 있다. 지하에 가면 미로 같은 동굴에 수천통의 와인 셀러가 숨쉬고 있었다. 1시간30분 동안 이루어지는 투어를 통해 와인의 제조, 숙성 과정과 시설을 두루 접했다.

투어 가이드는 북캘리포니아에서 생산하는 같은 포도종이라도 바람, 햇빛, 물, 고도, 온도 등과 같은 포도 재배지의 환경, 물리적 특성에 따라 와인의 맛과 느낌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와이너리마다 그곳 와인만의 맛과 특성을 자랑하는 것 같았다. 많은 와이너리가 와인에 관한 교육, 식사, 테이스팅, 파티, 숙박,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매달 파티가 있을 정도로 지역의 문화공간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었다.

이 와인 지역을 방문하며 부러웠던 것은 하나의 와이너리에서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문화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점이었다. 이런 와이너리가 수백개나 되고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공항부터 손님들을 모시고 서비스를 시작한다. 와인 하나가 지역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대표하고 이 지역의 관광, 문화, 그리고 경제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와인의 고장을 여행하며 느낀 놀라운 사실은 포도라는 과실로 만들어진 와인 하나에 인간이 부여하는 의미가 너무나 풍부하고 다양하다는 것이다. 와인 한잔에 인간적 대화와 교류가 녹아나고, 시와 문학이 논의되고, 비즈니스 거래가 원만해지고, 로맨스가 싹트고, 정치·외교적 협상이 부드러워지고, 성당의 미사가 진행되고, 신체의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마음의 힐링이 시작된다. 오늘 밤 기분 전환을 위해 와인 한잔 어떨까요?

김흥회<동국대 경주캠퍼스 사회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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