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찍이 괴테는 말했다. “나는 인간이다. 그것은 싸우는 자라는 의미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 아니 생명이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무한경쟁에 던져진다. 살아남기 위해서 싸우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이기려고 노력한다. 경쟁에서 이겨야 소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쳐야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래서 잠도 자지 않고 공부하고 시간과 돈을 들여 어학연수, 봉사활동, 자격증 취득 등 다양한 스펙을 만든다. 오로지 이기기 위해서. 이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도 행복할 수도 없다. 정말 그럴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이기는 것에만 목표와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 이기는 것도 그냥 이겨서는 안 된다. NO.1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일등 지상주의는 고질병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과정을 무시한 채 1등만 치켜세우는 것은 수많은 루저를 양산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이런 일등 지상주의, 승자 지상주의는 올림픽과 같은 국제 스포츠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시상식장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은메달리스트를 대하는 국내 언론들의 태도도 다르지 않다. 대다수 국내 언론은 은메달을 딴 선수에게‘잘했다’라는 긍정적 평가보다는 ‘아쉽다’라는 부정적 메시지를 보낸다.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쉬움은 남겠지만 은메달은 세계 2위라는 대단한 업적이다. 그럼에도 은메달을 딴 선수는 단지 1등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나는 노력으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2위에 오른 대단한 우승자가 아닌 금메달리스트에게 진 아쉬운 루저가 되는 것이다.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의 막이 오른다. 동계올림픽의 한국대표팀 선수는 모두 66명. 그중 실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10명 안팎이다. 그전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등을 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언론도 이들에게만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모두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긴 승자들이다. 참가 자체에 의의가 있다는 것이 올림픽 정신이기도 하다. 올해 동계올림픽에서는 66명 모든 참가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1등만 기억해 다수의 패자를 만드는 세상에서 땀 흘리는 모든 이들에게 찬사를 보내는 모두가 승자인 세상이 되길 기대해 본다.
김충희<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사무소 과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산책] 모두가 승자인 세상](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02/20140206.01019075103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