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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모 CF에서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유행했고 요즈음도 이 말이 자주 쓰인다. 돈 많이 벌어 부자 되면 무엇이든지 가능한 나라여서 이런 말이 유행하는 걸까.
흔히 말하는 부자가 아니더라도 그 사회의 중산층으로 여유 있게 살아가는 것도 충분히 아름다운 일일 것이다.
어느 나라나 중산층이 두터워야 그 나라가 안정이 된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요즘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산층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직장인 대상의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의 기준은 주로 물질적인 것에 있다. 부채 없이 99㎡ 이상의 아파트 소유, 월급 500만원 이상, 중형차 소유, 예금 잔고 1억원 이상…. 물론 자본주의 국가에서 틀린 기준이 아닐 수도 있다.
반면 퐁피두 프랑스 대통령이 정한 중산층의 기준은 ‘외국어를 하나 정도 해야 하며, 직접 즐기는 스포츠와 다룰 수 있는 악기가 있어야 하며, 특별한 맛의 요리를 만들 줄 알아야 하며, 약자를 도우며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할 것’이라 정하고 있어 이채롭다.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서도 ‘자신의 주장에 떳떳하고, 사회적 약자를 도와야 하며, 부정과 불법에 저항하고, 정기적으로 읽는 비평지가 있어야 한다’고 중산층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
대학시절 필자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았던 50대 중년분이 있다. 이 분은 흔히 말하는 ‘사’ 자 직업에 누가 봐도 부유하게 사는 분이었고, 피아노를 처음 접해보는 분이었다. 사정상 연습을 많이 할 수는 없었지만, 레슨 때만큼은 열정이 활활 타올랐다.
전공자들처럼 레슨을 받고 싶다고 해서 체계적으로 레슨을 했고, 전반적인 클래식음악 문헌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경우 대부분 어디 모임에서 한두 곡 피아노 연주를 하고 싶어서, 또는 어릴 때 피아노를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돼 지금이라도 배운다는 분들이 많은데, 이 분은 ‘내 나이에 악기 하나쯤 하면 멋있잖아요’라고 말해 나를 놀라게 했다. 이 분이야말로 프랑스, 아니 우리나라의 떳떳한 중산층이 아닐까 싶다.
최훈락<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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