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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새로 나온 제품 ‘신상품’을 줄여서 ‘신상’이라고 한다. 사람들에게는 이 ‘신상’이라는 단어가 붙은 상품은 놓치기 싫어하는 심리가 있다. 새로 나온 제품에 관심을 갖고 구입하고 사용하다가도 다른 신상품이 나오면 또다시 신상품을 구입한다. 어쩌면 너무 자주 등장하는 신상품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물건에 더 싫증이 나는 건 아닐까.
요즘은 옛 물건에 대한 느낌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새로 나온 물건은 기존의 물건에서 업그레이드되어 나왔기 때문에 사용하기에 편리할 순 있지만, 옛날부터 우리 인류가 쌓아온 것에 대한 가치를 보여주기엔 부족하다.
몇 년 전 프랑스여행을 다녀왔다. 그곳 거리를 걷다 보니 동화책에 나오는 장면이 연상됐다. 프랑스의 문화재에 대한 각별한 애착심과 애국심은 특별한 독창성과 근성으로 나타났다. 건축물의 모양이 중세시대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참 부러웠다. 아주 오래전에 지은 건물을 여전히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리모델링하는 건축물도 건축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기도 한다. 그래서 프랑스 고유의 건물들이 유지되고 있다.
파리 시내에 건물을 허물고 새로이 집을 지을 허가를 받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 한다. 그래서 건물 안쪽만 보수공사 허가를 받는다고 한다. 이렇듯이 그들은 건물 고유의 틀을 그대로 간직한다. 보통 100년이 지난 건물이 많다.
그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를 보호하기 때문에 상점의 간판은 당연히 썰렁하다. 어떤 상점은 표시가 나지 않게 돌출간판을 해놨다. 알록달록 혼란스러운 간판으로 가게를 눈에 띄게 할 수가 없다. 주위에 있는 건물과 조화롭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인들의 이 같은 문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쉽게 이루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그 결과 프랑스 고유의 문화도 지키고 후손들에게 조상들의 지혜와 가치를 전해주기에 성공한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옛이야기, 옛 물건이란 그저 지겹고 따분한 것으로 들리기 십상이다. 언젠가부터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도 사라지는 것 같다. 우리가 너무 현재에만 충실히 사는 건 아닐까. 현재를 존재할 수 있게 해준 과거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유리 <영문잡지 ‘컴퍼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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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있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06/20140604.01021074351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