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부모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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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6-05  |  수정 2014-06-05 07:55  |  발행일 2014-06-05 제18면

‘문제’ 청소년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지극히 정상이다. 행동의 근원을 추적해가면 그를 양육한 부모와 주위 환경을 만나게 된다. 모든 결과에 원인이 있듯이 그들의 행동에도 원인이 있다. 화분에 있는 식물이 잘 자라도록 하려면, 물도 주고 햇볕도 주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 만약 물도 햇볕도 제대로 주지 않았는데 왜 잘 자라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그 물음이 정상일까. 식물이 받은 만큼 자라는 게 정상이듯, 아이도 받은 만큼 자라는 게 정상이다. 영국의 정신분석학자 페어베언은 “문제아는 없다. 다만 문제 어머니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요즘 엄마들은 농사를 짓는 농사꾼보다 나무를 기르는 정원사에 가깝다. 농사꾼이 물과 햇볕 그리고 거름을 준다면, 정원사는 자신의 의도대로 나뭇가지를 자르고 살충제를 뿌린다. 엄마들은 사랑과 관심을 아낌없이 쏟기보다는 자신의 계획에 따라 아이를 몰아세운다. 똑똑하고 바쁜 ‘엘리트’ 엄마일수록 아이의 시험과 평가에 냉정한 ‘차가운’ 엄마, 즉 겨울의 날씨가 되었다가, 기대치에 못 미치면 화를 잘 내는 ‘뜨거운’ 엄마, 즉 여름의 날씨가 되기 쉽다. 그러나 아이들은 겨울과 여름보다는 따뜻하고 시원한 봄과 가을에 잘 자라는 법이다.

우리는 부모가 되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만 하면 행복하게 잘 살 것 같지만 결혼과 동시에 부부 싸움의 시작이듯, 자녀를 낳으면 훌륭히 키울 것 같지만 고행의 시작이다. 아동학대가 주로 가정에서, 친부모에게서 저질러진다는 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미적분과 씨름하고, 취직하기 위해 토익에 매달렸으면서도 정작 부모의 역할에 대한 교육은 전혀 받지 못했다.

자녀를 키울 때도 처음에는 최소한 운전면허증 취득 이상의 시간을 들이고, 계속 정성과 노력을 들여야 할 것이다. 얼마 전 필자의 연구소에서 심포지엄과 부모교육을 실시했다. 중산층 엄마들이 많이 찾아오고,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은 적었다. 형편이 어려울수록 자식교육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고, 문제의식도 희박하다고 필자는 본다. 어제 지방자치선거에 새롭게 당선된 시장, 구청장 그리고 교육감에게 부탁을 하고 싶다. 큰 공약도 중요하지만, 저소득층 부모들에 대한 부모교육에도 더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

이제상<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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