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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인 <문학비평가> |
열반경에 나오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뜻의 맹인모상(盲人模象) 우화는 진리를 부분적으로밖에 알 수 없는 어리석은 중생이 편협한 소견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그릇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익히 알고 있는 진부한 예화를 다시 말하는 이유는 이것이 문명화로 이행하며 통합보다는 분석적 사고가 발달되어온 우리 현대인의 소통 장애상태를 여전히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세분화되고 복잡해져가는 사회에서 이제 최고학위를 갖춘 박사조차도 두루 박식한 사람이 아니라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으며, 이는 곧 다른 분야에 대한 무지를 말하는 부분적인 지식인임을 의미한다.
예전에 비해 새로운 연구로 나아가기 위해 짚어야 할 선행 연구업적 자체가 이미 방대해져 한 분야에만 몰두하여 전문가가 되기도 만만치 않은 현실이다. 하지만 전체를 아우를 수 없는 조각난 지식으로 마치 내가 본 세상이 전체인 양 자신의 독창성만을 주장하다보면 자칫 편협한 외골수가 되기 십상이다.
지난 4일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로 광역단체장, 기초 단체장을 비롯하여 광역 및 기초의원을 우리 손으로 선출했다. 기억할 것은 당선이 되었다고 두루 능력을 갖춘 인물로 보증 받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대안 없이 다른 이의 부족함만 들추며 나의 의를 내세운다면 그것은 마치 귀를 만진 장님이 코를 만진 장님이 틀렸다고 하듯 여러 명의 장님이 코끼리에 대해 평하는 군맹평상(群盲評象)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는 것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각기 다른 분야에 초점을 두었을 뿐이고 그것을 잘 통합하면 코끼리 전모를 볼 수 있음에도 서로 틀렸다고만 우긴다면 결국 대화는 엇갈리고 서로의 공감대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혼자만의 능력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부분 부분의 조합으로 마침내 하나의 큰 그림을 완성시키는 지그소 퍼즐처럼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여 화합함으로써 큰 코끼리 전모를 그려낼 수 있는 지혜로운 일꾼들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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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코끼리 완성하기](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06/20140609.01023074011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