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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랑 손잡고 꼬불꼬불한 길을 걸어 학교에 갔다. 선생님과 냇가에서 가재를 잡고, 원두막에서 수박이랑 참외를 먹었다. 밤에는 모깃불을 피워놓고 별이 총총한 하늘을 올려다봤다.”
한번쯤 아이들의 일기장에 이런 내용의 글이 쓰이길 원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지속적인 경험과 느낌, 저절로 이루어지는 공감 속에서 아이들은 크고 자란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도농교류학습, 일명 ‘산촌유학(山村留學)’이다.
산촌유학은 30여년전 일본 나가노현 야사키 마을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고, 행정적인 뒷받침을 하기 위해 재단법인 형태의 소다테루카이(아이들을 키우는 모임)가 만들어졌다. 1~2년 정도 학교를 대신하는 산촌유학 지원센터에 일정기간 머물면서 그 지역의 학교를 다니고 생활하는데, 한 달에 10~15일은 반드시 지역 농가에 머무르게 한다. 농가의 어른들이 부모와 선생님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또 장기간 시골살이를 하면서 생활 속에서 자연을 느끼고 배운다는 점에서 ‘산촌유학’은 일회성에 그치고 마는 체험 캠프와도 다르다. 지역학교로 일시 전학온 아이들은 산촌유학 기간이 끝나면 다시 도시학교로 돌아가게 된다. 아이들 소리가 사라졌던 산골에 도시 아이들이 들어오면서 마을도 활기를 띠고 그들의 부모형제가 마을에 드나들면서, 이제는 지역 살리기의 최대 관심 아이템이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산촌유학’은 농촌을 살리는 대안교육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다양한(?) 형태로, 90여개 ‘산촌유학’이 존재한다. 아주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고 양적으로도 엄청나게 팽창 했지만 생태교육의 근본에 대한 깊은 고민은 사실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자연을 맛보고, 자연을 체험 했다고 해서 환경을 생각하고 생태적으로 사는 능력을 키웠다고 보기는 힘들다.
아이들의 삶이 달라지지도 않는다. 생태적 삶에 대한 지속가능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자연적 삶에 대한 추구와 더불어 도시와 농촌의 적절한 형태의 고리형성, 그리고 두 지역의 공동체적 관계 맺기를 도와주는 생태교육의 철학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허문호<대구MBC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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