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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시숙 <화가> |
우리 집 근처에는 목요일이 되면 인근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지고 나온 할머니들과 장마다 옮겨 다니는 상인들로 시장이 선다.
수박, 오이, 감자, 상추, 고추, 옥수수, 복숭아, 멍게 등 없는 것이 없다. 여름은 풍성하여 바라만 봐도 행복하다. 뻥튀기 할아버지의 호각 소리가 시장 분위기를 살리면 근처에 사는 주부들이 바퀴 달린 바구니를 끌고 모여든다. 하루 종일 북적 북적, 사람이 많으니 모든 일이 다 해결될 것 같다. 평상시 조용하던 인근 가게도 이날은 매상이 오를 것이고, 주부들은 싸다고 사다 보면 시장바구니가 넘칠 것이다. 아마 다 먹지 못하고 냉장고에서 썩는 것도 있으리라.
사실, 요즘은 장을 많이 봐 와도 집에서 온 식구들이 함께 식사할 기회가 많지 않아 이들의 쓰임이 적다. 학교 급식으로 아이들이 학교에서 식사하니 겨우 저녁 한 끼 정도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데 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은 그것마저도 쉽지 않다.
그 옛날 먹을 것이 부족하던 어머니 세대는 식구는 많고 음식은 장만하여야 하고 거기다가 도시락까지 싸야 했으니 그 마음 고생이 얼마나 컸겠는가? 말하지 않아도 그 고통이 느껴진다. 지금은 고작 한두 명 아이를 낳는 데다 학교에서 급식까지 하니 그만큼 엄마들의 역할이 쉬워졌다. 그럼에도 요즘은 젊은이들의 결혼시기가 늦어지고,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도 많아 인구가 자꾸 줄어 심각한 수준이 되고 있다. 다소 일찍 깬 젊은 엄마들이 아이를 셋, 넷 낳아서 힘들게 데리고 다니는 것을 보면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 작품에도 다산을 기원하는 작품이 많다. 유럽 중세시대에는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를 그린 여인의 모습으로 다산을 염원하였고, 우리나라 민화에도 닭, 물고기, 풍성한 과일을 그린 그림은 다산과 장수를 의미했다. 이제 다산을 의미하는 그림이라도 많이 그려 어디를 가도 사람이 북적거려서, 모든 일이 다 잘 해결되는 부강한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녁 노을이 지면서 파장이 되어갈 때쯤이면 상인들끼리 이리저리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며 담소하는 모습에서는 정겨운 삶을 엿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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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목요시장](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07/20140721.01023073615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