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각하면 공연장 어딘가에서 비극적 사랑의 여주인공 ‘페드라’를 외치는 절규가 들릴 것 같은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히폴리토스’는 셰익스피어의 희극 ‘한 여름밤의 꿈’과 라신의 비극 ‘페드라’ 그리고 유진 오닐의 희비극인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이라는 제목으로 연극 무대에 올려져 왔다. 이렇듯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여주인공 페드라의 신들에 의한 비극적 사랑 이야기는 작가가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비극도, 희극도, 희비극도 되어 인간의 운명을 생각해보게 하였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멋진 주제곡을 남겼는데 그 노래에서 젊음은 격렬하게 불타오르는 불꽃과 같다고 하였다. 하지만 동양의 정서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젊음은 불꽃이라기보다는 당나라 여성인 설도의 시 ‘춘망가’처럼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이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에 더 가까워 바람에 나부끼는 젊음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도 모른 채 서성거리던 젊은 날에 연극의 힘에 이끌려 연극 극장으로 향할 수 있었던 그 행운을 요즘 젊은이들도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만약 누군가 내게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언제였느냐고 묻는다면 학창시절 연극을 보러 다니던 때였다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서 연극을 하던 배우도 멋있어 보였고, 그런 연극을 관람하던 관객도 좋아보였다. 그러기에 14개 대학이 자리 잡은 경산에 세계의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연극 축제를 범국가적 차원에서 개최하기를 제안하고 싶다.
경산은 그 옛날 신라의 화랑이 뛰어다니며 심신을 수련하던 낙원 같은 곳이다. 이런 경산에 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 벌이는 프랑스의 아비뇽축제나 영국의 에든버러축제와 같이 아름답고 멋진 연극의 향연, 연극축제가 만들어지면 얼마나 좋겠는가. 연극 공연장 주변에는 철길이 있고 그 철길 위로 낭만열차가 운행되어 휴식공간을 만들어 주고, 맑은 시냇물도 흘러 젊은이들의 뜨거워진 심장을 식힐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왜냐하면 연극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연극을 만들고 즐기는 마음은 더욱 아름답기를 희망하기에….
장진호<대경대 예체능대 학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산책] 연극축제](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08/20140827.01021074915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