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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언 <소설가> |
사람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남들과 다른 사연을 가지게 되고, 살아간 날 만큼 많은 행복·슬픔·아픔이 쌓인다.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일기나 자서전을 통해 자신을 내보이기도 하고, 소설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엿보며 위안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일기는 소통이 없고, 자서전이나 소설은 글쓰기 훈련이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으로 ‘한뼘자전소설’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의 긴 삶 중 어느 한 순간의 것만 끄집어내어 A4용지 1~2장 정도의 분량에 소설의 기법을 이용해 쓰는 짧은 자서전이다. 이 한뼘자전소설은 소설의 한 종류인 미니픽션에 속한다.
미니픽션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는 10년 남짓이지만, 남미 쪽에서는 미니픽션 문학이 매우 발달해 보르헤스나 마르케스 같은 뛰어난 작가들도 많다. 근래 들어 우리나라도 스마트 폰이나 인터넷의 발달과 맞물려 이 짧은 소설의 인기가 부쩍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그중 한뼘자전소설은 생애 전체를 사실적으로 다루는 일반적인 자서전과 달리, 생애의 특정 국면이나 사건을 소설형식으로 짧게 쓰는 글쓰기 방법이므로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가 있다. 한뼘자전소설은 소설가와 시인으로 구성되어 이미 10년 전부터 활발하게 활동 중인 한국미니픽션작가회로부터 시도된 글쓰기 방법인데, 어떻게 쓰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안내서로 ‘내 이야기 어떻게 쓸까’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올해 4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서울은평시립정신병원에서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게 하는 환자들 심리 치료방법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이 지구상에는 70억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 누구보다 소중하다. 그러므로 ‘나’와 대화의 통로를 갖는 것은 중요하다. 그 힘은 가족과 사회에 열린 마음으로 다가설 수 있게 하여 자신의 삶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한뼘자전소설 쓰기를 권하고 싶다. 그것은 깊고 어두운 과거의 우물 속에 잠겨 있던 내 안의 상처를 건져 올리는 두레박질이며, 나의 상처를 강물에 띄워 보내는 시간이다. 또한 짧게 쓴 자신의 이야기로 작가가 될 수 있는 희열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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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내 이야기 어떻게 쓸까](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08/20140828.01019074327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