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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은 늘 현재의 모습만을 비춘다. 거울의 본질은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비추어 내는 데 있지만, 그 무언가는 언제나 현재다. 즉, 가버린 과거도, 오지 않은 미래도 아닌, 오로지 현재의 모습만을 드러내는 것이다.
‘물거울’이란 말이 남아 있듯이 수면에 자태를 비추어 본 것이 거울의 기원이라고 한다. 거울이 귀하던 고대사회에서는 신령을 불러오는 주력(呪力)을 지닌 기물로, 또는 권력이나 재력을 표상하는 보물로 사용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모양을 비춘다는 용도를 이용해 지나간 역사를 현재 정치사회의 거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흔히 마음을 자신의 거울이라 하고, 심신일치(心身一致)라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네 참된 마음의 속성이 거울을 닮았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거울처럼 현재를 살아가라는 조언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통상 우리네 마음은 언제 어디를 살아가고 있는가?
가만히 마음을 관찰해 보면 어제의 부족한 일로 아쉬워하고 지나간 것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것도 모자라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해 한다. 때론 희망에 찬 미래를 그려보기도 하지만 과거와 미래에 빼앗긴 마음은 현재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나 적다. 가족 간 대화 속에서도 많은 부분이 과거 아니면 미래에 있다. 좀더 잘 해보고자 노력하는 배우자에게는 지난날을 힐책하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아이들에게도 미래의 물질적인 성공을 위해서 현재를 포기하라고 강요한다. 황금보다 찬란한 청소년 시절은 모두 버리고 말이다.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는 “현재 내가 만나는 사람과 시간에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지금 이 순간 실천해 보자. 무거운 과거와 희망찬 미래를 마음속에서 내려 놓고 현재의 마음을 가볍게 들어보자. 더불어 그 모습으로 상대를 바라보자. 순간 순간 깨어있는 마음을 통해 세상을 보자.
오가다 마주친 거울 속에서 화려한 용모보다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현재를 바라보는 스스로의 얼굴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마음이야말로 자신의 진정한 주인이니 남이 어찌 내 주인이 될 수 있으랴. 스스로 주인 된 사람만이 비로소 영원한 진리를 얻으리라.”
지원 <팔공총림 동화사 사회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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